▲ 개인 최고의 역투로 팀 승리와 불펜 휴식을 모두 책임진 SSG 최민준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SSG는 최근 빡빡한 경기에 불펜 투수들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박종훈 문승원에 외국인 선수들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SSG는 자연히 선발투수들의 투구 이닝이 적었고, 이에 불펜은 계속해서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었다.

최근 경기 양상도 묘했다. 화끈하게 이기는 경기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시작부터 백기를 드는 경기도 별로 없었다. 이겨도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져도 아슬아슬하게 졌다. 무승부 경기도 속출했다. 불펜투수들이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장지훈 박민호 서진용 김태훈 김택형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모두 과부하 상태였다.

게다가 SSG는 여전히 윌머 폰트가 빠져 있고, 5일 잠실 LG전이 끝나면 6일에는 같은 곳에서 더블헤더를 펼쳐야 했다. 일주일의 첫 선발인 최민준(22)의 임무가 막중했다. 만약 시작부터 최민준이 무너지면, SSG의 이번 주 마운드 운영도 고될 수밖에 없었다.

최민준도 최근 들어 다소 정체기에 있었다. 선발 전향 뒤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근래 들어서는 구속이 떨어지고 제구도 무뎌지면서 최소 실점으로 버티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경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에이스 심장’을 가지고 있는 최민준이 아주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무려 7이닝을 먹어치우며 팀에 승리와 불펜의 휴식을 안겼다.

최민준은 5일 잠실 LG전에서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7이닝 동안 투구 수는 92개로 경제적이었다. 탈삼진은 2개였지만, 맞혀 잡는 투구가 효율적이었다. 7이닝은 개인 최다 이닝. 종전 5이닝 소화(4차례)가 최다였던 최민준은 개인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동시에 달성했다. 

포심 최고 구속도 145㎞에 직전 등판보다는 평균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제구도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존을 최대한 넓게 효율적으로 이용한 것이었다. 슬라이더는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존 모서리를 파고들었고, 커브는 스트라이크존에 뚝 떨어지며 카운트를 잡아냈다. 제구만 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최민준은 경기 후 "첫 선발승 기록 했을 때보다 오늘 더 기분이 좋다. 최근 등판 경기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좋은 결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면서 "그동안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 오늘은 생각없이 포수 리드대로 던졌다. 오늘 경기 전부터 재원 선배님함께 그동안 좋지 않았던 것과 경기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이런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재원 선배님과 점수를 많이 내줘 편하게 던지게 해주신 야수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고 오히려 공을 주위에 돌렸다.

최민준이 투구 수를 아끼며 7이닝을 잡아준 덕에 최근 힘에 부쳤던 불펜은 꿀맛 같은 추가 휴식을 취했다. 7-0으로 앞선 8회 서진용 카드 한 장만 써 안전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최근 계속된 등판에 지친 나머지 필승조는 하루 더 쉬었고,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6일 더블헤더에 총동원이 가능해졌다. 최민준이 한뼘 더 자라는 경기였다. SSG 불펜투수들도 편안한 잠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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