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한국 야구 문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KBO리그 KIA전에서 1회초 노시환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어필했고 더그아웃에서 관련 이야기를 이어가다 결국 경기 개시 11분 만에 이영재 주심에게 퇴장 판정을 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3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스트라이크존을 어필한 게 아니라 투수의 투구 로케이션을 물어보러 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심이 이유를 묻지 않고 자신에게 주의를 줬다는 것. 수베로 감독은 더그아웃 내 어필에 대해서는 "심판이 경기를 재개하지 않고 우리 더그아웃을 쳐다봐서 빨리 경기를 하라고 한 것"이라고 억울해 했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심판 판정은 어느 리그보다도 정확하다. 특히 어제 그 심판(이영재)은 KBO리그에서 가장 정확한 심판 중 한 명이다. 스트라이크-볼 판정, 세이프-아웃 판정은 톱 레벨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면보다는 선수, 코치들을 대하는 태도가 아쉽다.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내내 흥분한 채로 이야기를 이어간 수베로 감독은 심판이 권위적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일어나서 두 손을 합장하며 "우리만 이렇게 심판에게 매번 고개를 숙여야 하냐"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심판이 팔꿈치로 내 가슴을 밀치기도 했다. 감독이 심판을 밀쳤다면 벌금을 물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의 하소연을 듣던 '프로야구의 산증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그래도 예전의 권위적이었던 심판들보다 지금의 심판들이 나아진 것"이라며 수베로 감독을 달랬다. 수베로 감독은 통역을 통해 이야기를 들은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수베로 감독보다 1년 더 KBO리그를 먼저 경험한 메이저리그 레전드 출신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윌리엄스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해 "올해 계속해서 나오는 이슈 중 하나가 스트라이크 선 끝에 걸쳐있을 때 볼이 나온다는 것"이라면서도 "모든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받길 바라고 타자는 볼 판정을 받길 바란다. 그리고 결국 판정은 심판이 한다. 경기의 일부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어 "심판이 각자의 성향이 있는데 각자의 존을 초반에 확실하게 잡아준다면 투수와 타자들이 존에 맞춰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바라는 점을 밝혔다.
KBO리그에 대한 모든 것을 올해 속성으로 공부하고 있는 수베로 감독은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일들을 열심히 습득하고 있기도 하지만 여러 차례 충돌하고 있기도 하다. 수베로 감독이 여러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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