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배동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부모님이 가장 먼저 생각나고, 2군 코치님들, 1군 코치님들, 그리고 (김)성훈이요."

데뷔 첫 승을 챙긴 날. 한화 이글스 우완 배동현(23)은 먼저 하늘의 별이 된 친구를 떠올렸다. 배동현에 앞서 한화에서 61번을 달고 뛰었던 고(故) 김성훈. 김성훈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같은 동네에 살아 알고 지낸 친구였고, 경기고에 같이 다니면서 부쩍 더 친해졌다. 2017년 2차 2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던 김성훈은 2019년 11월 생을 마감했다. 

배동현은 2021년 2차 5라운드 42순위로 한화에 지명을 받아 61번 유니폼을 입었다. 친구 김성훈의 몫을 대신하고 싶은 마음에 번호를 이어 받았다. 배동현과 같은 마음으로 61번을 달고 뛰던 투수 박상원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입대하면서 배동현이 뜻을 이어 받을 수 있었다. 

배동현은 5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 2-1로 앞선 5회초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하면서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1군 15번째 등판 만에 이룬 성과였다. 

첫 승을 거둔 순간 친구를 떠올렸다. 김성훈은 프로 생활하는 동안 승리(통산 25경기 3패)와 인연이 없었다. 배동현은 그 친구를 대신해 값진 1승을 품었다.

배동현은 "조금 특별한 승리다. (김)성훈이를 생각하면 특별한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성훈이 몫까지 하려면 한참 먼 것 같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성훈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같은 동네에 살면서 이름은 아는 사이였다. 고등학교에 와서 집도 근처에 살고 잘 맞아서 친해졌었다. 등번호 61번을 단 이유도 성훈이 밖에 없었다. 성훈이 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은 한 뼘 성장한 배동현을 칭찬했다. "선수가 성장한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힘든 시기가 있어 서산도 다녀왔는데, 다시 1군에 와서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이 나아졌다. 투수로서 본인 미무를 잘 해주고 있다. 데뷔 승을 축하한다"고 했다.   

배동현 역시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직선 상황을 되돌아봤다. 7회초 1사 후 박계범과 김재호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는 바람에 송윤준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송윤준은 다행히 배동현의 책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배동현은 "깔끔하게 끝내고 승을 챙겻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원치 않은 주자를 내보내서 조금 찝찝했다"며 "심적으로 편할 수 있게 코치님들이 도와주시고 형들이 도와주셔서 마음 편하게 던진 게 최근 도움이 된 것 같다. (2군에 다녀오면서) 구속이 오른 덕도 있는 것 같다. 몇 경기 안 남았는데 컨디션 잘 유지해서 1군에 오래 남아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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