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오준서의 Pepper Game] ‘콘택트 좋은’ 김현수, 킹캉보다 타율 낮은 이유

작성일: 2016.02.23 06:00 스포츠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오준서 해설위원] 한 시즌 타율 4할을 못 치면 욕을 먹는 선수가 있었다. 그만큼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자랑했다. ‘타격 기계’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한국 프로 야구 최고의 콘택트 히터로 평가 받는 선수다. 이러한 김현수가 최근 4~5년간 ‘거포’로 분류되는 강정호, 박병호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KBO 리그에서 타율 0.291, 0.302, 0.322, 0.326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박병호는 타율 0.290, 0.318, 0.303, 0.343를 챙겼고 강정호는 2012년부터 3년 동안 0.314, 0.291, 0.356를 거뒀다. 대부분 박병호, 강정호가 1시즌 정도를 제외하면 김현수보다 높은 시즌 타율을 보였다.

한국 야구 최고의 콘택트 능력을 지닌 타자로 평가 받는 김현수의 타율이 거포로 분류되는 박병호, 강정호보다 낮았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이유로는 타격 성향 차이를 꼽을 수 있다. 김현수는 눈에 보이는 공을 때리는 타자다. 노렸던 공이 아니더라도 밋밋한 변화구나 공략하기 좋은 체인지업 등이 자신이 설정한 ‘히팅 존’에 들어오게 되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타자다. 반면 다른 두 선수는 노리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방망이를 내미는 타자다.

김현수 정도의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는 어떤 공을 어떻게 스윙해야 안타로 연결할 수 있는지 안다. ‘히팅 포인트’에만 들어오면 구종에 상관없이 적극적인 스윙으로 공략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박병호와 강정호는 철저하게 자신이 노리는 공만 때리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상대 투수의 볼 배합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기다렸다가 스윙하는 선수들로 삼진 수는 김현수보다 많을지 몰라도 타석에서 참을성은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문이 ‘예상 밖’ 타율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 있다.

타석에서 자신의 배팅 파워를 기본 골격으로 타격 매커니즘을 구성하는 선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투수의 구위를 파악한 뒤 역이용해서 스윙 여부를 결정하는 선수가 있다. 김현수는 후자에 속하고 나머지 두 선수는 전자에 해당하는 타자로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2가지 타격 폼을 한 타석에서 보여 준 선수였다. 빅리그 투수가 던지는 공을 빠르게 눈에 익히기 위해서였다. 또 이 적응 기간에 성적도 함께 챙기고자 했다. 강정호의 ‘타격 폼 병행 효과’는 ‘세인트루이스의 철벽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뽑아낸 홈런에서 가장 명확하게 나타난다. 또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LA 다저스의 기둥 투수’ 클레이튼 커쇼의 커브를 받아쳐 안타로 연결했던 장면도 병행 효과의 예로 들 수 있다. 강정호는 위 두 타석에서 노림수와 손·눈의 협응 능력 두 가지를 두루 갖춘 타격을 보였다.

박병호는 투수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 던지는 몸쪽 공을 그라운드 안으로 때릴 수 있는 뛰어난 신체능력과 스윙 기술을 지녔다. 숫자로도 증명된다. 김현수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 타구 비율을 기록했다. 2014~2015년 시즌 김현수의 인플레이 타구 가운데 내야로 굴러간 타구 타율은 0.163, 0.211다. 같은 기간 박병호의 이 부문 기록은 0.193, 0.333였다. 외야로 간 타구 타율은 김현수가 0.483, 0.458를 기록했고 박병호는 0.572, 0.515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를 준비하는 김현수는 볼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지는 몸쪽 공보다 결정구로 던지는 바깥쪽 공에 더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지난해 강정호가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강정호는 2스트라이크 이후 스트라이드를 최소화하는 동작으로 타격의 정확성을 높였다. 바깥쪽 결정구를 ‘결대로 밀어치는’ 장면을 곧잘 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바깥쪽 공을 노리지 않는 이상 아웃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완벽한 스윙으로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KBO 리그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깨달은 뒤 힘이 아닌 투수가 던지는 공의 스피드를 역이용한 타격기술을 펼쳤다. 야구 지능이 높다는 사실을 팬들에게 인식하게 했다.

[사진] 김현수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 강정호 ⓒ Gettyimage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