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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야구죠"…왜 김태형인지 보여준 한 수

작성일: 2021.11.03 04: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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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그게 야구죠." 

5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중심 타자들이 이중 도루를 시도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시도한 이 작전은 2일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한 수가 됐다. 9-4로 쫓기는 흐름에서 15-4로 달아나는 발판이 됐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1차전에서 4-7로 패했지만, 2차전에서 16-8로 대승하며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9-4로 앞선 6회말. 두산은 추가점이 필요했다. 정규시즌 막바지부터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이현승 등 필승조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타선이 일찍이 9점을 벌어두긴 했으나 5점차는 키움 타선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었다. 특히 키움 이정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9타수 5안타 5타점으로 타격감이 뜨거웠다.  

1사 후 4번타자 김재환이 3루수 땅볼로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키움 내야진이 충분히 흔들릴 만했다. 다음 타자 양석환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타선은 허경민-강승호-박세혁으로 이어졌다. 하위 타선이긴 하지만, 이날은 강승호와 박세혁이 나란히 3안타 2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감이 좋았다. 허경민도 큰 경기에 강한 타자답게 안타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일단 한 점을 짜내면서 상대를 더 몰아붙이는 게 중요했다. 

김 감독은 양석환과 김재환에게 이중 도루 작전을 냈다. 정규시즌이라면 볼 수 없는 장면이다. 대주자 조수행과 안권수를 내고 작전을 걸기에는 중심 타자들이 빠지기 이른 시점이었다. 두 선수가 해줘야 했다. 김재환의 발도 꽤 빠른 편이기에 시도는 해볼 만했다. 

볼카운트 2-2에서 양석환이 2루를 먼저 훔쳤고, 포수가 2루로 송구하는 사이 3루주자 김재환이 홈으로 쇄도했다. 결과는 양석환과 김재환 모두 세이프였다. 키움은 김재환이 세이프인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두산은 10-4로 달아났고, 이후 허경민과 강승호, 박세혁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13-4가 됐다. 계속된 2사 2, 3루 기회에서는 페르난데스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덕분에 홍건희, 김강률 등 승리조도 아끼며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 홈으로 쇄도한 김재환 ⓒ 곽혜미 기자
큰 경기에서 낯선 작전을 시도하는 것은 모 아니면 도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을 6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승부사답게 과감히 한 수를 던졌다.  
 
김 감독은 이 선택과 관련해 "3루주자(김재환)를 견제하지 않을 것 같아서 시도해봤다. 벤치에서 준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게 야구"라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4일부터 열리는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한 점을 짜내는 작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왼쪽 어깨가 피로해 이탈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준플레이오프까지도 돌아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최원준 말고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가운데 케이시 켈리-앤드류 수아레즈 원투펀치를 앞세운 LG를 상대해야 한다. 

김 감독은 올해 선수들은 7위부터 4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이미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쉽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잘해왔다. 선수들이 시즌 막판에 팀을 위해 정말 힘들게 잘해와서 지금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팬들 앞에서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은 본인들이 가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가을 야구도 두산답게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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