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최근 2년 간의 실패를 인정했다.
KIA는 1일 맷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KIA는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상호 합의 끝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년 계약을 맺고 KIA 유니폼을 입었던 윌리엄스 감독은 2년 만에 하차했다.
상호 합의라고는 했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KIA는 2019년을 7위로 마친 뒤 대대적인 팀 쇄신을 예고하며 팀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자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 출신을 영입했는데 지난해는 6위, 그리고 올해는 2015년 10개 구단 체제 도입 후 첫 9위까지 떨어졌다.
결국 이화원 대표이사, 조계현 단장도 동시에 사의를 표했다. 야심찼던 조계현 단장-윌리엄스 감독 체제는 포스트시즌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저물었다.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이 처음 보는 KBO리그에 적응하고 선수들을 파악하기엔 짧은 시간이었고 반대로 구단이 팀의 성적을 위해 인내하기엔 긴 시간이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었다.
올해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비운 자리를 고졸 신인 이의리에게 맡길 만큼 미래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최근 FA는 최형우 잔류가 전부였고 트레이드 등 외부 영입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특히 타자 쪽에서는 부상, 부진이 속출했다. 2년차 투수 정해영의 리그 최연소 30세이브 기록은 결과는 좋았지만 선수층이 얇은 KIA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런 팀 상황을 외국인 감독의 지도력 하나에 의존한 구단도 문제였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불통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구단은 메이저리그 수준의 데이터 야구를 기대했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앞세운 전통적인 야구를 선호했다. 그 과정에서 소통 부족으로 갈등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KIA는 9년 전 정반대의 카드를 야심차게 준비했다가 한 차례 실패한 적이 있다. 2012~2014년 팀 역사상 최고의 에이스였던 선동열 감독을 선임했지만 5위, 8위, 8위로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선 전 감독 역시 팀 전력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시즌 운영에서 자기만의 야구 스타일이 짙었던 것, 권위적인 리더십이 구단 내외부의 반감을 샀다.
KIA는 타이거즈의 색채가 짙은 감독도 선임해봤고 반대로 타이거즈의 색채를 지우려 외국인을 데려오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구단 외부에서 데려온 조범현, 김기태 전 감독이 각각 2009년, 2017년 팀 우승을 이끌었다. 감독 자체의 색깔이 중요하기보다는 팀의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의 감독을 선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현장을 통솔할 프런트의 수장들이 비었기에 아직 감독을 정할 만한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최준영 신임 대표이사가 곧 업무를 시작하면 단장, 감독 선임 기준을 마련하고 인물을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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