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재를 과시한 추신수는 조만간 2022년 거취를 결정할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대치에 다소 못 미쳤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클래스는 충분히 증명했다. SSG는 효과가 확실히 검증됐고, 내년이 더 기대되는 추신수(39)와 동행을 원한다. 이제 남은 건 추신수의 선택이다.

2021년 KBO리그의 가장 굵직한 키워드 중 하나는 추신수였다. “미국에서 은퇴하지 않겠느냐”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인 KBO리그행을 결정했다. 그의 몸놀림, 기록 하나하나가 화제를 모았다. 리그에 대한 고언도 아끼지 않으면서 이슈의 중심에 섰다. SSG 선수단에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남겼다.

마흔의 나이, 그리고 욱신거리는 왼 팔꿈치에도 불구하고 137경기에 나갔다. 핑계 한 번 대지 않고 성실하게 뛰었다는 게 SSG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칭찬이다. 타율은 0.265로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출루율(.409)은 건재했다. 마흔의 타자가 4할 출루율 이상을 기록한 건 KBO리그 역사에서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60으로 절대치 자체는 입단 당시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생산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한 추신수의 가중출루율(wOBA)은 리그 9위, 조정득점생산력(wRC+)은 리그 10위였다. TOP 10 수준의 공격 생산력을 보여줬다. 최고령 20홈런-20도루는 추신수의 클래스를 증명하기 딱 좋은 훈장이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을 만들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았고, 실제 추신수의 성적은 후반기로 가면 갈수록 좋아졌다. 아직 누가 떠밀어 은퇴할 상황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몸이나 정신이나 여전히 건재한 기운을 뽐냈다. 심지어 내년에는 더 좋은 기록도 기대된다. 

SSG도 추신수와 동행을 원하고 있다. SSG는 당초 추신수가 최소 3년은 더 리그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공격 생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전력에서도 핵심이자 팀의 구심점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다만 추신수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는 시즌 막판 “내년 거취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라운드에 대한 추신수의 의지가 꺾인 건 전혀 아니다. 추신수는 우승 욕심이 크다. 이미 돈도, 명예도 다 챙긴 추신수다. 딱 하나 없는 게 우승 반지다. 다만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위치다. 올해도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살며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아내의 코로나19 확진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남편이자 아빠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선수이기 이전에 가장이다. 이도 존중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은퇴를 결정한다면 그라운드에 미련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가족의 이유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내년 계약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신수도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SSG는 추신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SSG는 최소 2년 정도는 더 동행을 바라고 있다. 그만큼의 대우도 준비한다. 추신수의 대답은 무엇일지는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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