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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 불펜 갔으면 어쩔 뻔… kt의 1+1년 제안, 다 이유 있었다

작성일: 2021.11.15 03: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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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막판 kt의 질주에 대단한 발판을 놓고 있는 윌리엄 쿠에바스 ⓒ고척돔=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kt에 가장 중요한 건 1회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하고 올라온 두산의 기세를 경기 초반에 살려주면 안 됐다. 

kt 선발로 나선 윌리엄 쿠에바스(31)는 이를 알고 있는 듯했다. 첫 타자 정수빈을 상대하며 초구와 2구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더니, 3구째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굳이 유인하려 하지 않고 곧바로 승부에 들어갔다. 이 탈삼진은,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kt 벤치의 분위기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초·중반까지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다. 7⅔이닝 동안 투구 수는 100개.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두산 타선을 정면승부로 잠재웠다. 1실점으로 버틴 쿠에바스는 그렇게 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승리투수의 훈장을 달았다. 

사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런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전반기 13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4.77에 머물렀다. 계륵이 되는 듯했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게 이강철 kt 감독의 답답함이었다.

실제 kt는 엄상백의 제대와 맞물려 쿠에바스의 불펜 전환을 고려하기도 했다. 선수에게 직접 의사까지 물어봤다. 당시 쿠에바스의 대답은 ‘노’였다. 어쩌면 그 대답이 시즌 막판 kt를 구한 셈이 됐다. 

시즌 막판부터 역투를 펼치고 있는 쿠에바스다. 가장 중요한 경기들에 나서 연전연승이다. 완전히 다른 선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kt는 쿠에바스가 원래부터 이렇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확신했다. 패턴만 조금 바꾸고, 경기에 더 집중하면 다른 팀 외국인 에이스 못지않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쿠에바스를 어르고 달랜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능력이 그랬다면 그러지도 않았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쿠에바스에 1+1년 계약을 제안한 것도 다 그런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쿠에바스는 올해 인센티브 포함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상호 옵션을 충족시키는다는 전제 하에 2022년 옵션이 발동되는 계약까지 맺었다. kt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시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총액 170만 달러였다.

쿠에바스의 2019년 평균자책점은 3.62, 2020년 평균자책점은 4.10이었다. 1+1년 계약을 할 수준의 거물급 성적은 아니었다. 2020년 포스트시즌에서의 역투가 잔상에 남기는 했지만 어쩌면 재계약을 포기할 수도 있는 성적이었다. 

당시에는 그저 안전장치를 걸어둔 것, 혹은 동기부여를 유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지만 이 감독과 이숭용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쿠에바스가 더 좋은 투구를 보일 수 있다는 확신 속에 계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부친상과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많아 상호 옵션을 모두 충족했는지는 불투명하다. 제법 높은 허들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kt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역투로 연일 증명하고 있다. 이제 올해 남은 건 kt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충분한 휴식이 있었고 1차전을 100구에서 끊었기에 kt도 승부처에서 기용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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