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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가면 던질 수 있다고 해서…판은 깔아뒀습니다

작성일: 2021.11.16 17: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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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마운드에 다시 선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미란다가 한국시리즈 가면 던질 수 있다고 하던데."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 7일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한 말이다. 정규시즌 막바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의 복귀 시점을 계산해보니 한국시리즈를 치를 때쯤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당시 김 감독을 비롯한 누구도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미란다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해까지 4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게다가 두산은 미란다와 워커 로켓(팔꿈치 수술) 원투펀치가 모두 이탈한 상태였다. 전력상 말이 되지 않았다.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선수들이 해냈다. 3위 LG를 2승1패로 꺾더니 2위 삼성마저 2승으로 누르고 KBO 구단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미란다를 마운드에 세우기 위해 동료들이 사력을 다한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미란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재활하며 버틴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판을 깔아줬다. 

미란다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당연히 팀원들과 함께 가을 야구를 즐기고 싶었다. 경쟁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경쟁을 할 수 없어서 상심이 컸다. 팀원들과 매 경기 함께하고 싶었지만, 육체적으로 제한이 걸려서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돕기 위해서 재활을 진행했고, 항상 긍정적으로 '우리 팀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2차례) 불펜 투구를 했을 때 느낌도 괜찮고 감도 빨리 찾았다. 팀 승리를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란다는 17일 열리는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그사이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1차전은 2-4, 2차전은 1-6으로 져 2연패에 빠졌다. 투수, 야수 나눌 것 없이 몸도 무거워지고 지친 상태다. 특히 원투펀치가 없어 선발진이 헐거워진 바람에 이영하-홍건희-이현승-김강률 등 필승조의 피로도가 높았다. 

복귀 무대를 선물한 동료들에게 보답하는 투구를 보여줄 때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28경기, 14승5패, 173⅔이닝, 225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1984년 고(故) 최동원이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 기록을 37년 만에 갈아치우는 등 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성적을 냈다. 한국판 사이영상으로 불리는 '최동원상'을 수상하며 올해 최고의 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정규시즌의 구위를 포스트시즌까지 그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거의 한 달 만에 서는 마운드에서 미란다는 기적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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