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호주오픈 경기를 치르고 난 뒤 서로를 격려하는 닉 키리오스(오른쪽)와 라파엘 나달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 역시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지만 톱 랭커만큼 열정도 동기부여도 없어요. 그들은 한 세기 또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들입니다."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26, 호주)가 자신과 노박 조코비치(34, 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5, 스페인) 로저 페더러(40, 스위스)와의 차이점을 털어놓았다.

미국의 전문 테니스 매체인 '테니스 월드'를 비롯한 언론은 12일(이하 한국 시간) '닉 키리오스는 빅 3와 다르지만 그것이 좋다(Nick Kyrgios is not like the Big 3, and that's good)'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현 테니스계에서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가 서로 경쟁하며 수많은 드라마를 썼고 이것이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과는 정 반대에 있는 닉 키리오스를 예로 들며 "빅3는 거의 20년간 테니스를 점령했다. 그러나 그들과 똑같을 이유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 닉 키리오스(왼쪽)와 로저 페더러

키리오스는 19살이었던 2014년 윔블던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 대회 16강전에서 그는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나달을 이겼다. 키리오스는 처음 출전한 윔블던에서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위력적인 서브와 강력한 스트로크 여기에 천부적인 경기 센스까지 지닌 그는 '악마의 재능'으로 불렸다. 2015년 호주오픈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키리오스는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8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는 개인 통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6승을 거뒀다.

2017년 마스터스1000 대회인 신시내티 마스터스에서는 준우승했고 2019년 멕시칸오픈과 미국 워싱턴 오픈에서는 각각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리프(24, 독일)와 다닐 메드베데프(25, 러시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키리오스는 쉽게 흥분하는 약한 멘탈과 성실하지 못한 훈련 태도가 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가 시작된 2년 전부터 키리오스는 단 11개의 대회에만 출전했다.

▲ 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닉 키리오스

키리오스는 '테니스 월드'와 영국 매체인 '익스프레스'에 "나는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지만 그들(톱 랭커)만큼 열정도 동기부여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한 세기 또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는 물론 과거 '빅4'의 일원이었던 앤디 머레이(34, 영국)도 높게 평가했다. 키리오스는 "페더러와 나달, 조코비치 그리고 머레이 같은 선수들의 열정은 대단하다"면서 "우연하게 머레이에게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를 봤다. 여기에서 나타난 그의 열정은 실로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키리오스는 2016년 세계 랭킹 13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좀처럼 코트에 서지 않으며 93위까지 추락했다.

키리오스는 "내 목표는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 아니라 그저 즐겁게 테니스를 하는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라며 자신의 지향점이 '빅3'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아직 26살이고 꽤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강하고 좋은 친구들도 많다. 그래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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