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는 22일까지 NC 다이노스에 보상선수 1명을 통보해야 한다. 사진은 김태형 두산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올 시즌 끝나고 FA 선수를 데려오겠다는 기본 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19일 NC 다이노스로부터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받은 뒤 혀를 내둘렀다. 두산은 FA 외야수 박건우(31)가 지난 14일 NC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해 원소속팀 자격으로 보상을 선택해야 한다. 두산은 박건우의 2021년 시즌 연봉인 4억8000만 원의 200%인 9억6000만원과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인 14억4000만 원을 보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보상선수는 NC가 제출한 보호선수 명단 20인을 제외하고 선택해야 한다. 

예상은 했지만,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하고도 꽤 많은 선수가 군보류 선수나 육성선수로 묶여 있었다. 두산 관계자는 20일 "NC가 올 시즌 끝나고 FA 선수를 데려오겠다는 기본 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군보류 제대 선수들을 등록하지 않았고, 육성선수로 빼둔 선수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NC에서 최근 군보류로 전환한 선수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소한 내야수 최정원과 투수 배민서, 현역으로 입대한 투수 소이현과 이승헌, 외야수 박시원 등이 있다. NC는 전략적으로 입대한 선수들이 자동 보호 대상이 된 뒤에야 박건우와 계약을 발표했다. 상무에서 전역한 내야수 서호철과 오영수를 아직 군보류 선수로 둔 것도 전략적인 선택이다. 

두산은 주어진 범위 안에서 뽑을 수 있는 선수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프런트와 현장이 함께 회의해서 마감일인 22일 보상선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묶였다고는 하나 전액 보상금보다는 선수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두산은 그동안 "포지션 상관없이 가장 좋은 21번째 선수"를 보상으로 선택해왔다. 2009년 롯데 자이언츠로 향한 홍성흔의 보상선수 이원석(현 삼성 라이온즈), 2019년 NC로 이적한 양의지의 보상선수 이형범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원석과 이형범 모두 원소속팀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는데, 두산에 와서 기량을 꽃피웠다. 

올해는 SSG 랜더스로 이적한 최주환의 보상선수 강승호,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의 보상선수 박계범이 키스톤콤비로 활약하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대기록에 힘을 보탰다. 두 선수 모두 시즌 뒤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승호와 박계범은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베테랑 키스톤콤비 김재호와 오재원의 바통을 이어받을 준비를 할 예정이다. 

두산은 보상선수 성공 신화를 쓴 선배들의 뒤를 이을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철저히 보호선수를 묶은 NC의 작은 빈틈을 찾아 파고들 수 있을까.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