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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고→LG→kt 인연…박병호 산증인 “새벽부터 땅 고르던 후배”

작성일: 2021.12.30 05:05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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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박병호(왼쪽)와 박경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혼자 새벽같이 나와서 땅을 고르던 후배였죠.”

기나긴 세월의 터널을 지나 다시 만났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한솥밥을 먹은 뒤 힘겨웠던 데뷔 초기를 함께 헤쳐나갔고, 30대 중반의 나이가 돼서 어렵게 재회했다. kt 위즈에서 다시 손을 맞잡은 박병호(35)와 박경수(37) 이야기다.

kt는 29일 “FA 내야수 박병호(35)와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합계 20억 원, 옵션 3억 원)으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0년간 키움 히어로즈를 대표했던 박병호는 내년부터 kt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2011년부터 올 시즌까지 키움의 중심타선을 지켰던 거포 내야수의 깜짝 이적이다. 2012년 홈런왕과 MVP 등극을 시작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이후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활약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야수로 자리매김했다.

박병호의 이적 소식이 들린 29일. 누구보다 이를 기쁘게 맞이한 이가 있었다. 바로 kt 내야수 박경수다. 박병호의 성남고 2년 선배인 박경수는 “FA 협상 과정에서 (박)병호와 자주 연락했다. 사실 내가 구애를 많이 했다. 연락만 닿으면 ‘네가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병호와 박경수의 인연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학년 졸업반으로 있던 박경수가 신입생 후배로 맞이한 이가 박병호였다.

박경수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병호는 묵묵하게 노력을 하던 선수였다”면서 “한 가지 기억 나는 일화는 고등학교 때다. 병호는 1학년 시절부터 주전으로 뛰었는데, 이 점이 동기들에게 미안했는지 새벽 7시부터 학교로 나와 땅을 골랐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만의 미안함을 그렇게 표현했던 후배였다”고 회상했다.

둘의 인연은 고등학교가 끝이 아니었다. 박경수가 먼저 200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1차지명을 받고 입단한 뒤 박병호가 2년 뒤 같은 1차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둘의 희비는 이때 잠시 엇갈렸다. 박경수가 LG의 2루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간 반면, 박병호는 만년 유망주로 머물며 침묵했다. 결국 박병호가 2011년 넥센으로 이적하면서 둘은 잠시 헤어지게 됐다.

2015년 FA 계약을 통해 kt로 이적한 박경수는 “병호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되니까 성남고와 LG에서 같이 고생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는 참 어렸었는데 이제 고참이 돼서 다시 만났다. 우리 둘 모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경수는 내년 시즌 kt의 주장을 맡기로 했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이강철 감독이 언론을 통해 이를 공표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중책을 지게 됐다.

박경수는 “정말 부담스러워서 힘들었다”면서도 “감독님부터 단장님, 사장님께서 모두 그렇게 말씀하셔서 이제 반납하지도 못하게 됐다. 병호가 kt로 온 만큼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후배들을 이끌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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