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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타이밍 잘 아는 KIA… ‘김기아’ 오명 벗을 150억 기대 공식

작성일: 2022.01.03 06: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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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선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선수로 기대를 모으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16년 리빌딩 체제의 조기졸업 가능성이 보이자 2017년 시즌을 앞두고 거포 최형우(39)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다. 리빌딩을 졸업하고 이제는 ‘한 번 달려보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KIA는 팀 타선의 해결사가 필요했고, 최형우는 시장에 나온 최고의 매물이었다. 지금도 흔하지 않은 총액 100억 원 계약은 당시 더 놀랄 일이었지만, 최형우는 이듬해 투자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형우는 2017년 142경기에 나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2015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는 KIA의 행보는 이른바 ‘한국식 리빌딩 팀’이 밟아야 할 교과서적인 정석으로 남았다. 이 성공 사례는 추후 NC 등 다른 팀에도 영향을 준다. 돌이켜보면 최형우뿐만 아니라 이범호 김주찬 등 근래 KIA의 프리에이전트(FA) 야수 투자는 그 타이밍과 성과 모두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지를 타이밍을 잘 아는 구단"이라는 평가를 하곤 했다.

그래서 더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바로 올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33)이다. KIA는 지난해 12월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 원(인센티브 30억 원 포함)에 사인했다. 보상금 15억6000만 원에 보상선수로 간 좌완 하준영의 가치까지 합치면 KBO리그 FA 역사에도 남을 만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계약이다.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KIA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을 앞세운 리빌딩에서도 그렇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위안거리였지만, 중심타선의 힘은 너무 떨어졌고 신예 등용도 재미가 없었다. 최형우의 하락세와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의 부진과 맞물려 약점은 더 도드라졌다. 예나 지금이나, 또 어떤 리그든 거포는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때 시장에 등장한 나성범은 놓칠 수 없는 매물이었다. KIA는 대대적인 투자로 나성범을 잡았고, 전력 보강과 팬심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냥했다. 

아직 팀이 대권 도전을 노릴 만한 가시적인 위치에 올라왔다고 볼 수는 없지만, 2~3년은 충분히 더 현재의 장타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나성범을 입도선매해 동력을 채워 넣었다. 최형우 영입 당시처럼, 향후 1~2년 내에 이만한 선수가 나오기 어렵다는 계산도 분명히 깔려 있었을 것이다. 결과야 까봐야 알겠지만 그 과정 자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나성범에 기대하는 건 명확하다. 중심타선의 힘 강화, 특히 장타 강화다. KIA는 지난해 144경기 전체에서 때린 홈런이 66개에 불과했다. 전반기에는 팀 홈런 개수가 특정 선수 홈런 개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김기아’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써야 했다. 그런데 나성범은 지난해 홀로 33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KIA 팀 홈런 전체의 딱 50%다.

‘1+1’이 꼭 2는 아닌 게 인생이다. KIA가 기대하는 건 단순한 ‘66+33’이 아닌, 나성범이 불러올 시너지 효과로 팀 전체 장타율과 득점력이 뛰는 것이다. 가장 바라는 공식이다. 최형우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고, 황대인이나 김석환과 같은 유망주들은 나성범이라는 우산 아래서 성장의 기회를 얻을 것이다. 한 방의 그 느낌과 효과를 아는 팀은 타자든 투수든 팬들이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법이다.

2017년 최형우의 가세가 그런 느낌이 있었다. 2016년 803득점으로 리그 6위였던 KIA는 2017년 팀 득점(906점) 1위에 올랐다. 경기 막판의 힘도 강해졌다. 2016년 KIA는 연장전(9패1무)에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의 성적(3승54패) 모두 리그 꼴찌였다. 아무래도 타선이 판을 뒤집을 만한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2017년은 연장전,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의 승률 모두 1위였다.

기록적으로나 체감적으로나 4번 타자 최형우 효과는 분명했다. 물론 2016년 KIA 타선은 2021년보다 강했지만, 뭔가 하나의 문턱을 넘을 동력을 외부에서 사왔다는 전체적인 측면은 유사하다. 지를 타이밍을 잘 아는 KIA가 또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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