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참패에 가까운 결과로 고개를 숙인 야구대표팀이 명예회복을 노릴 만한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이를 이끌 차기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KBO도 이에 앞서 기술위원회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국가대표팀 선발 과정에 잡음이 끼며 홍역을 겪은 KBO는 항저우 대회부터는 리그를 중단하지 않고, 또 연령을 제한한 대표팀을 꾸리기로 이미 결정한 상태다.
정확한 대표팀 선발 기준은 추후 결정되겠지만 20대 초반의 프로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혼합된 구성이 유력하다. 지난 대회들보다는 금메달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셈이다. 그러나 이성적으로는 이해를 해도, 막상 대회에 들어가면 금메달을 원하는 국민적 정서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역설적으로 대표팀 감독에게 걸리는 부담감은 더 커지는 것이다.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기술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먼저다. KBO도 현재 기술위원회 구성을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고, 어느 정도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기 직전이다. 지난해 12월 KBO 실행위원회에서도 간단한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보다는 조금 늦어진 상태다. 차기 대표팀 감독은 2022년 KBO리그가 시작되기 전 선임되는 게 바람직하다. 감독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서다. 차기 감독 및 코칭스태프 선임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기술위원회 구성은 적어도 1월에는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는 예비 시간표가 나온다.
정지택 KBO 총재 또한 신년사를 통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야구 대표팀이 팬 여러분의 기대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 데이터 분석 등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기술위원회와 뛰어난 역량을 갖춘 코치진 구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KBO도 이번 아시안게임을 이른바 터닝포인트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새 감독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기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최소 2023년 봄으로 밀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는 대표팀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2019년 김경문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도 “대표팀 감독에 어울리는 인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고민이 나왔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감독들 중 몇몇은 이미 대표팀 감독직을 거쳤다. 소속팀 감독 신분으로 대표팀을 이끈 경우도 있고, 김인식 선동열 김경문 감독은 전임 감독이었다. 국민적 기대가 큰 자리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경력에 큰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거론되고 있는 몇몇 인사는 대표팀 감독직에 직간접적으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술위원회를 젊은 층으로 세대교체하고, 대표팀 감독 또한 참신한 이미지의 차세대 지도자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차피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이번 아시안게임이 좋은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현장과 어느 정도의 접점을 가지고는 있으면서도 현재 소속이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는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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