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만두기는 한참 일러"…37살 베테랑 마음에 박힌 한마디
작성일: 2022.01.08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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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우완 임창민(37)은 올겨울 잠시 아픈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전 소속팀 NC 다이노스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나이가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런 상황과 마주할 준비를 조금은 했지만, 예상보다는 이른 시점이라 당혹스러웠다. 지난 시즌 성적은 46경기, 17홀드, 40⅓이닝, 평균자책점 3.79로 커리어를 마무리하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남는 성적이었다.
2013년부터 NC와 쌓은 정을 뒤로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 갈 팀을 찾아 나섰다. 이때 가장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구단이 두산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방출 선수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였다. 임창민은 지난달 3일 연봉 1억2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임창민은 7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팀들은 적극적이지는 않고 데려가면 어떨지만 보는 느낌이었다. 두산은 '어떻게 하면 올래'라는 느낌을 줬다. 매니저님, 운영팀장님, 연봉 협상을 담당하는 분까지 모든 분이 그랬다. '네가 운동하기 편할 거야', '후배들이 너를 업신여기지 않을 거야', '감독님과 코치님들 모두 너를 좋아하실 거야', '네가 준비를 정말 잘한다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경기에 나갈 수 있고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거야'라고 계속 어필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이 예고한 대로 임창민을 반갑게 맞이해줬다. 임창민은 "계약하고 나서 전화를 한번 드렸다. '저 임창민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니까 '너 아직 그렇게 그만두고 그럴 때 아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 그만두기는 한참 일러'라고 하시더라"며 "그 말이 참 좋았다. 아직 한참 더 던질 수 있는 나이라고 인정해 주신 거니까"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임창민은 사령탑을 비롯한 두산 선수단의 환대가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그는 "최소한 기대에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방출 선수인데, 두산에 있는 모든 사람이 상당히 기대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정도만 해줘'가 아니라 '우리는 너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어' 이런 느낌이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최소한 나를 응원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어 "두산은 경력자들을 대우하는 팀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스프링캠프도 안 했으니까 내가 이 팀에 합류한 것도 아닌데, 잠실에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창민이가 형이니까 너희가 잘해 줘야지' 이런 말을 계속 듣는다. 나는 이 팀에 새로 와서 아직 공헌한 게 없는데, 그렇게 대해주니 많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배영수 두산 불펜 코치는 임창민에게 큰 힘이 되는 선배이자 선례다. 배 코치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됐을 때 두산과 연봉 1억원에 계약하며 선수 생활을 연장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헹가래 투수로 통합 우승을 확정 지으며 홀가분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2020년부터는 두산에서 지도자로 커리어를 쌓아 나갔다. 방출의 아픔을 겪은 베테랑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만하다.
임창민은 "오늘(7일) 배 코치님을 만났는데 '너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마' 그러시더라(웃음). 그러면서 '내가 코치를 해보니 너 같은 베테랑이 있으면 시즌을 치르기가 편하더라. 그래서 베테랑이란 존재가 필요한 것이고, 베테랑이 많은 팀은 확실히 흔들림이 없다. 네가 와서 든든하다'고 해주셨다"며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임창민을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임창민은 중간에서 어느 정도 자기 몫을 해줄 것이다. 중간에서 상황을 봐서 컨디션이 좋으면 필승조로도 충분할 것 같다. 잠실 야구장이 넓기도 하니까 부담 없이 던지면 충분하다"고 힘을 실어줬다. 임창민은 개인 통산 94세이브, 50홀드를 챙겼을 정도로 필승조 경험이 풍부하다.
임창민은 "두산 불펜을 볼 때 괜찮은 어린 투수들이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강한 볼만 던져서 거칠고 투박한 면이 있다면, 내가 들어가서 중간에 윤활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투수들을 보면 특유의 색깔이 있는데, 베테랑은 2~3가지 색깔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 싸움에 능하고 구종 활용도가 높은 베테랑이면 앞에 등판한 투수가 던졌던 패턴과 반대로 해서 조금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뒤에 나올 투수와 반대 성향이면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간에서 그런 임무를 맡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새로운 기회를 안겨준 두산에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대기록을 올해까지 이어가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임창민은 "우승을 하고 싶다. 두산이 계속 한국시리즈에 갔는데 내가 왔을 때 안 가면 안 되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은 뒤 "일단은 내가 나갈 수 있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1년, 1년, 한 경기, 한 경기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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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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