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서 후반 26분 교체되어 라커룸으로 들어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를 랄프 랑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다독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은 2019년 유벤투스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교체했다가 봉변을 봤다.

호날두는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향하더니,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났다. 이탈리아 언론 칼초메르카토는 이 상황에서 호날두가 욕을 했다고도 전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지네딘 지단 감독 역시 호날두를 교체했다가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 호날두는 라커룸으로 들어오면서 지단 감독과 스킨십 없이 지나쳤고 이후에도 벤치에서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러시아에서 행정가로 일하다가 갑작스럽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랄프 랑닉 감독도 '희생양'이 됐다.

랑닉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26분 호날두를 빼고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를 투입했다. 2골 차를 지키지 위해 스리백으로 전환하기 위한 교체였다.

그런데 벤치로 들어온 호날두는 스태프가 전달한 외투를 바닥에 배대기쳤다.

이후 벤치에 앉아 짜증섞인 표정과 함께 랑닉 감독을 향해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프리미어리그 중계 방송사 영국 BT스포츠는 SNS에 이 장면을 공유하며 "호날두가 '왜 날 교체했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날두의 행동이 다시 한번 논란이 되자 경기가 끝나고 랑닉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랑닉 감독은 "호날두는 나에게 '왜 나야, 왜 날 교체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난 그에게 '팀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5일 전 빌라파크에서 15분을 남겨 두고 2-0으로 이기고 있었다.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수비수 5명을 두려 했고, 옳은 결정이었다"고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16일 애스턴빌라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 32분과 36분 연속골을 허용하면서 2-2로 비겼다.

하지만 호날두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수비수를 투입한 이날 경기에선 3-1로 이기면서 승점 3점을 챙겼다.

랑닉 감독은 "난 호날두가 여전히 야망이 있고 골을 넣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감독을 한 사람이라면 후반 30분에 나와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호날두가 나를 포옹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며 "호날두와 아무 문제 없다. 그는 작은 부상에서 돌아왔고 1주일 반 동안 훈련하지 않았다. 그리고 (벤치에) 마커스 래쉬포드, 안토니 마르시알 등 선수들이 있었다. 이것이 내가 (교체를)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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