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 루프에 선수들과 취재진 등 올림픽 참가자들을 가둬 놓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한선 1cm만 침범해도 경비 인력들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 폐쇄 루프에 선수들과 취재진 등 올림픽 참가자들을 가둬 놓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한선 1cm만 침범해도 경비 인력들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 폐쇄 루프에 선수들과 취재진 등 올림픽 참가자들을 가둬 놓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한선 1cm만 침범해도 경비 인력들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 폐쇄 루프에 선수들과 취재진 등 올림픽 참가자들을 가둬 놓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한선 1cm만 침범해도 경비 인력들의 성격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후반부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 올림픽위원회)의 도핑 양성 파문이 수놓고 있다. 여러 종목에서 메달이 나와도 발리예바가 일으큰 후폭풍이 더 큰 주목을 끌고 있다. 

매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리는 정례 브리핑에서도 발리예바에 대한 문답이 끊이지 않는다. 이슈가 기울어지니 다른 올림픽 문제들은 잘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감한 이슈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중국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대책인 '폐쇄 루프'는 성공적이라는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가시화에 지난 11일 스켈레톤에 나선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우크라이나)는 경기 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은 안 돼(No War in Ukraine)'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 '올림픽에서는 그 어떤 정치, 종교, 인종적 선전을 금지한다'라는 조항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인간적인 메시지다"라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중국에 민감한 것이 바로 홍콩, 대만이다. 홍콩은 국가안전법 이슈로 정치적 문제에 예민하다. 대만은 중국이 구상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 역시 날카롭게 부딪히고 있다. 중국 관영방송 CCTV가 개회식 당시 대만을 '중화 타이베이'가 아닌 '중국 타이베이'로 소개한 것도 역시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 

자연스럽게 홍콩, 대만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생각을 알고 싶은 기자들은 인터뷰를 시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종의 방해가 있었던 모양이다. 16일 브리핑 도중 일본 교도통신 기자는 자오웨이둥 조직위원회 대변인에게 "홍콩 선수와 인터뷰를 하려고 하는데 조직위 직원이 와서 정치적인 질문을 하지 말라며 방해했다. 물론 선수에게는 인터뷰를 거부할 권리가 있지만, 당사자가 아닌 주최국 조직위 직원이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자오 대변인의 대답은 기묘했다. 그는 "선수에게는 인터뷰할 권리가 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언론 자유를 보장 중이다. (해당 인터뷰 방해 건에 대한) 세부 사항은 모른다"라고 발을 뺐다. 

덧붙여 "중국 헌법에서도 언론의 자유는 보장된다. 베이징은 올림픽 개최도시고 IOC의 헌장을 따른다. 올림픽의 정치화는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정치적인 질문을 하겠다고 한 적도, 의도도 없었는데 제 발 저린 반응이었다. 

해당 사례는 17일 브리핑에도 화제였다. 미국 매체의 한 기자가 이 문제가 해결됐는지를 묻자 얀지아롱 조직위원장은 "그 이후에는 찾아보지 못했다. 조직위는 참가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확인 중이다. 그 외에 유사 사례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 없다"라며 문제없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이런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브리핑에서 중국 매체를 제외한 외신들이 발리예바 문제는 물론 선수 인권, 운영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자주 묻는다.

정작 중국 매체들은 "선수촌 음식에 특식으로 나오는 베이징 덕이 얼마나 소비됐는지"나 "마스코트인 빙둔둔의 인기가 대단한지 IOC도 알고 있는지" 등을 묻고 있다. 자국 올림픽이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문제점에 대해서는 질문을 듣은 기억이 없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운영 문제가 보이면 조직위에 바로 지적하던 중국 매체들을 떠올려보면 180도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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