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이 9일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동메달을 받았다. ⓒ연합뉴스
▲ 김민석이 9일 중국 베이징 메달플라자에서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동메달을 받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후련함과 아쉬움 속에서 레이스를 마친 김민석(23)의 눈은 이미 4년 뒤를 향하고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빙속 괴물’은 8년과 12년 후까지도 내다보는 눈치였다.

김민석은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1분10초08을 기록했다. 이미 레이스 결과만으로 메달권에서 벗어났고, 남은 선수들이 모두 경기를 마친 뒤 최종 24위로 자리했다.

경기 후 만난 김민석은 “마지막 경기인 만큼 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숨 돌릴 틈 없는 베이징올림픽이었다.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서 1500m와 팀추월, 1000m 경기를 연달아 치렀다. 먼저 8일 주종목 1500m를 뛴 뒤 13일 팀추월 그리고 18일 1000m를 차례로 질주하며 빼곡한 일정을 소화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주종목인 1500m에서 1분44초24를 기록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와 같은 성적. 비록 한 계단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하며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김민석은 “이번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정도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개막을 하니 부족한 점이 많더라. 올림픽 챔피언을 위해 준비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아쉬움을 이야기하기도 잠시. 김민석은 이내 다음 목표를 언급하며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김민석은 “이제 내 나이가 23살이다. 앞으로 3~4번은 더 올림픽을 뛰고 싶다. 이를 위해 몸 관리를 더 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미 두 차례 올림픽을 경험한 김민석의 자신감이 듬뿍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 김민석이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김민석이 18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를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이 넘어서야 할 경쟁자이자 롤모델도 밝혔다. 이번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키엘트 누이스(33·네덜란드)다. 평창 대회에서 1500m와 1000m 2관왕을 차지한 누이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1500m 왕좌를 지키며 빙속 1인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민석은 “누이스를 지켜보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 누이스는 역시 이번 대회에서도 디펜딩 챔피언답게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면서 치켜세우고는 “그러나 언제까지 뒤만 쫓아갈 수 없다. 언젠가는 잡아내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올림픽은 기대해볼 만하다. 세계적으로 볼 때, 20대 후반이 되면 전성기가 온다. 다음 올림픽에선 꼭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이야기했다.

끝으로 “순발력이나 근지구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민석은 남은 기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뒤 21일 한국으로 돌아가 곧 열릴 전국동계체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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