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는 SSG 오원석 ⓒ곽혜미 기자
▲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는 SSG 오원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 김태우 기자] “제가 웬만해서는 칭찬을 잘 안 하는데요…”

김원형 SSG 감독의 제주 캠프 당면 과제는 마운드 정비다. 전력에 큰 추가는 없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문승원 박종훈도 개막을 함께하지 못한다. 결국 있는 전력으로 짜내야 한다. 김 감독은 “선발과 불펜 모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안이 하나 있다. 바로 3년차 좌완 오원석(21)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김 감독은 KBO리그 통산 134승의 대투수 출신이다. 투수 파트에서는 웬만하면 타협이 없다. 스스로 말하듯 겉으로 드러나는 칭찬에도 인색한 편이다. 그런데 오원석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가장 좋은 선수 중 하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임 이후 이렇게 공개적으로 칭찬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2020년 SSG의 1차 지명을 받은 오원석은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이 부상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기회와 자리를 모두 잡았다. 33경기에 나가 7승6패2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다소 힘이 떨어진 감이 없지 않았다. 김 감독도 “후반기에 안 좋은 모습들이 있었고, 그래서 올 시즌은 냉정하게 보고 있었다. 선발 경쟁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한 점을 가지고 이번 캠프에 왔다”면서 “그런데 볼에 힘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전체적인 제구도 좋아졌다.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할 때, 스트라이크를 넣는 것이 지금 된다. 구속도 작년에 비해 많이 올라왔다. 불펜피칭을 기준으로 예년 이맘때보다 시속 3㎞ 정도가 상승했다”면서 “그렇다고 억지로 짜내는 느낌 또한 아니었는데 144~145㎞가 나온다. 육안으로만 봐도 공의 힘이 좋아졌고, 다리가 크로스로 너무 들어가는 것도 좋아졌다”고 흐뭇해했다.

그런 오원석은 27일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김 감독의 칭찬이 과장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실제 구속이 작년 이맘때보다 더 좋았고, 우타자 몸쪽으로 박히는 패스트볼에도 힘이 있었다.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 당당히 참전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투구였다.

오원석은 경기 후 “몸이 좋아졌다”는 말에 “아무래도 신인 때는 몸무게가 70㎏ 후반대였는데, 지금은 86~87㎏까지 증량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치면서 몸이 탄탄해졌다. 그 결과가 공의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원석은 “처음에는 나도 몰랐는데, 첫 라이브피칭 때 공이 잘 나왔다고 했다. 두 번이나 ‘정말이냐’라고 물어봤는데 그렇다고 하더라. 올라온 것 같기는 하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이닝이 불어나기는 했지만, 오히려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나는 운동을 느슨하게 하면 풀어지는 스타일”이라는 게 오원석이 내놓은 이유다. 오원석은 “운동은 똑같이하면서 먹는 것을 잘 먹었다. 밸런스 운동이 체력과 스태미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충실히 했고, 나만의 리듬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고 오프시즌을 떠올렸다.

확실히 작년보다는 더 좋다고 느끼는 오원석이다. 27일 연습경기는 그런 느낌에 확신을 줬을 법하다. 하지만 욕심을 낼 생각은 없다. 오원석은 “아직 시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 오버페이스를 조심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캠프 막판이라 조금 컨디션이 떨어지는 시기다. 이럴 때 잘 조절을 해야 한다. 올해는 풀타임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의 칭찬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SSG는 귀하디 귀한 좌완 영건 선발 하나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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