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외야수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타율 0.285, 리그 23위. LG 김현수는 '타격 기계'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으로 지난 시즌을 마쳤다.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타율 순위에서 20위 밖으로 밀린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유독 왼손타자에게 가혹했던 수비 시프트가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김현수의 당겨친 타구 타율은 0.301이었다. LG 이적 후 최저 기록이다. 게다가 밀어친 타구의 타율은 0.215에 불과했다. 추측하자면, 수비 시프트와 그에 따른 심리적 압박이 타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현수는 이미 한 차례 위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LG 이적 첫 시즌이던 2018년 리그 타율 1위(0.362)에 올랐는데, 이듬해 공인구 규격 변화로 전반적인 타격 성적이 급락했다.

타율은 0.304로 떨어졌고, 홈런은 20개에서 11개로 줄어들었다. OPS 순위는 5위(1.004)에서 20위(0.807)로 밀렸다. 그러나 2020년 다시 일어섰다. 타율 0.331, 22홈런으로 OPS를 0.920까지 끌어올렸다. 순위는 9위였다.

LG 이호준 타격코치에 따르면 김현수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시프트를 깨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왔다. 기습번트로 3루쪽를 비우지 못하게 하거나, 밀어치는 타구로 빈틈을 파고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사실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도 무조건 당겨쳐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윌리엄스는 저서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에서 "1947년 부드로 시프트 때문에 고전했을 때 나는 밀어치는 타격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 모두 내가 밀어치려 하지 않으려 했고 나도 그 조밀한 수비망 사이로 칠 궁리만 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밀어치는 법을 익히느라 꽤 고생했다"고 회상했다(윌리엄스는 1947년 타율 0.343으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랐다). 

통산 타율이 0.344에 달하는 윌리엄스조차 밀어치는 타격을 어려워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김현수의 밀어친 안타는 153개, 타율은 0.283이었다. 이 수치만 회복할 수 있어도 '기계'의 명성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