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승용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최승용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선수 때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워낙 레전드시잖아요. 실제로 뵙는 게 실감이 안 났죠."

두산 베어스 좌완 최승용(20)은 지난달 27일 꿈같은 하루를 보냈다.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두산 측의 요청으로 투수들을 살펴보고자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울산문수야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불펜 투구 일정이 잡혀 있던 최승용은 말로만 들었던 전설적인 투수 앞에서 자기 공을 던지는 값진 경험을 했다. 

선 전 감독에게 지도를 받는 것도 꿈같은 일인데, 최고의 칭찬까지 들었다. 최승용은 "감독님께서 '좋다'고, '너한테는 진짜 해 줄 말이 없다'고 하셨다. 나도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렸다"며 얼떨떨했던 상황을 되돌아봤다. 

눈에 보이는 결과도 최승용이 왜 최고의 투수에게 칭찬을 받았는지 증명한다. 최승용은 1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치른 kt 위즈와 연습 경기에 4-5로 뒤진 8회초 등판해 1이닝 18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6-5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직구 최고 구속은 첫 실전인데도 145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섞어서 던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승용이 많이 좋아졌다. 어린 선수가 지난해 큰 경기도 경험했고, 1군에서 계속 엔트리에 있으면서 가능성도 보였다.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게 보인다. 이번 캠프도 준비를 잘해 왔고, 스스로 자신감이 생겨서 좋은 공을 많이 던지고 있다. 경기에서 던지는 것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좋은 가능성을 지닌 선수"라고 힘을 실어줬다. 

▲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왼쪽)이 최승용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 두산 베어스
▲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왼쪽)이 최승용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최승용은 끊이지 않는 칭찬 세례에 "스스로도 지난해 이맘 떄보다 확실히 좋다고 생각한다. 캠프 초반에는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날이 풀리니까 좋아지고 있다"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점에 만족했다. 

당장 손댈 게 없는 최승용에게 남은 한 가지 과제는 변화구다. 구단과 본인이 바라는 선발투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구 외에도 결정구로 쓸 수 있는 변화구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 정재훈 두산 투수 코치는 최승용에게 "중간 투수로 나가면 좌타자를 많이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주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는 던지고 싶은 곳에 정확히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승용은 직구, 슬라이더와 함께 체인지업과 포크볼을 장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감독은 최승용이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구를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하면서도 너무 몰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변화구를 연습해도 지금은 직구 제구력과 구속이 먼저"라며 단점에 매몰되기보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투구를 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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