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신지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박신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경기 시작하기 전에 정재훈 코치님께서 오늘(1일) 목표는 4구 안에 타자를 잡는 것이라고 하셨어요."

두산 베어스 6선발 후보 박신지(23)는 올해 첫 실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1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8구 2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두산은 6-5로 역전승했다.

탈삼진 5개와 무4사구 기록이 눈에 띄었다. 박신지는 1회 오윤석과 김병희, 2회 신본기와 권동진, 3회 송민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1타자를 상대하면서 3구 안에 2스트라이크를 잡거나 아웃 처리한 타자가 9명일 정도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 갔다. 덕분에 2이닝 50구로 예정했던 등판을 3이닝까지 늘리며 6선발 후보로 가능성을 증명할 이닝을 더 벌었다. 

정재훈 두산 투수 코치의 주문을 철저히 따른 결과였다. 박신지는 삼진 5개를 잡은 배경과 관련해 "경기 시작하기 전에 코치님께서 4구 안에 타자를 잡는 게 경기 테마라고 하셨다. 최대한 빨리 카운트를 잡으려고 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슬라이더와 직구 구위가 좋아서 타자들을 빨리빨리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2018년 2차 1라운드 출신인 박신지는 2020년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제구에 애를 먹었던 투수다. 시속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어도 1군 경기에서 타자를 상대할 때 제구가 안 되다 보니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상무에서 제대하고 돌아온 박신지는 신인 시절과 달라져서 돌아왔다. 지난해 박치왕 상무 감독에게 본인이 직접 요청해 선발투수로 한 시즌을 보낸 게 큰 도움이 됐다. 

박신지는 "예전에는 제구가 안 좋은 편이었다.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 군대에서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제구가 좋아진 것 같다. 볼넷이 자연스럽게 줄면서 제구도 괜찮아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달라진 스트라이크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KBO는 올해부터 스트라이크존을 넓혀서 보기로 했는데, 연습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대부분 "스트라이크존 위쪽이 확실히 넓어진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신지는 "스트라이크존이 커진 것을 확실히 체감했다. 높은 공을 잘 잡아줬다. 포수 마스크쪽으로 가는 공은 거의 다 볼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던지면서 '볼이네' 했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된 공이 많았다. 투수로서는 확실히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0-0으로 맞선 1회초 선두타자 김민혁을 볼카운트 2-2에서 우전 안타로 내보내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문상철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뺏긴 장면은 숙제로 남았다. 

박신지는 "경기 끝나고 감독님께서 1번타자 김민혁 선배와 승부에서 볼배합 실수였다고 짚어주셨다. (김민혁이 안타 친) 그 공 하나가 홈런까지 연결되고 2실점하게 된 것이라고 하셔서 동의하고 앞으로 볼배합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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