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연합뉴스/AP
▲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연합뉴스/AP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1994년 새로운 합의 없이 시즌을 시작했고, 8월 선수노조가 파업하며 월드시리즈가 취소됐다. 메이저리그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협상 결렬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MLB닷컴(MLB.com)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경기가 취소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팬과 선수, 구단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다. 어느 한 쪽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9일간 열심히 논의했다. 선수노조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노사단체협약(CBA) 개정을 놓고 제자리걸음을 걷던 양측은 지난달 22일부터 협상을 시작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 확대 등 일부 항목에서 합의점을 찾기도 했으나 돈 앞에서 견해차가 컸다. 협상 마감시한을 하루 연기하며 막판 타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선수노조는 MLB 사무국의 최종 제안 ‘연봉 조정 자격 전 보너스풀 3000만 달러, 사치세 기준 종전 유지(2022년 2억2000만 달러~2026년 2억3000만 달러), 최저 연봉 70만 달러’을 거절했다. 마감 시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정규시즌 개막 첫 두 시리즈 취소가 결정됐다.

맨프레드가 이 같이 초강수를 둔 것은 지난 1994시즌과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뜻을 밝혔다. 1994년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샐러리캡 도입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끝내 노사간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시즌 후반 선수노조의 파업으로 리그가 중단됐다. 선수파업으로 인해 월드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맨프레드는 “MLB 사무국은 선수노조 의견에 맞춰 최저 연봉을 70만 달러로 인상할 것을 약속했으며 유망주들의 개막 로스터 등록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에 동의했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한 드래프트 보상권도 없애기로 합의했다. 팬들의 의견을 수용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12개로 늘렸으며 빠르고 재밌는 경기를 위해 투수들의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타이머’와 지명타자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그러나 상호 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개막 일정 취소라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자 맨프레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당초 지난해 12월 직장폐쇄를 할 때만 해도 2022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정규시즌의 정상 진행을 장담했지만, 결국 구단주 그룹과 선수노조 사이에서 중재력 부재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노사협상이 결렬된 뒤 다음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멈춰있는 메이저리그 시계를 돌리기 위한 노사 양측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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