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허경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허경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울산, 김민경 기자] "(김)재호 형 인터뷰를 봤는데, 멋지게 하고 떠난다는 말이 슬프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33)은 최근 어린 시절부터 보고 배운 형인 유격수 김재호(37)가 끝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벌써 그런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싶었다. 허경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09년 입단 동기인 왼손 투수 유희관(36)이 은퇴를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표현했다. 언제나 막내일 줄 알았던 허경민도 어느덧 고참이 돼 올해는 부주장까지 맡았다. 

허경민은 2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재호 형 인터뷰를 봤는데 멋지게 하고 떠난다는 말이 슬프더라. 벌써 그런 시간이 다가오나 싶었다. 재호 형과 (오)재원이 형 모두 앞으로 몇 년 더 야구를 하실지 모르겠지만, 박수를 받으며 떠나야 하는 선수들이다. 1년, 1년 시간이 흐를 때마다 선배들은 외롭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형들이 외롭지 않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했다. 

내야수 김재호와 오재원, 투수 장원준까지 1985년생 동갑내기 베테랑 3인은 지난달 24일 뒤늦게 1군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울산에 합류했다. 개막에 맞춰 천천히 몸을 만들라는 구단의 배려였다.

세 베테랑은 두산이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역사를 쓰는 발판을 마련한 키스톤콤비이자 왼손 에이스였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최근 부침을 겪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멋있게 그라운드를 떠나고 싶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재호 ⓒ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이들이 합류해 든든하다고 했다. 그는 "두산 팬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재호, 재원이 형은 팀의 엄마 아빠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형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그러면서 성장했다. 지난 시간이 많이 생각난다. 형들이 지난해 부침이 있어서 올해는 준비를 더 단단히 하시는 것 같아 보인다. 나와 형들이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원준이 형까지 왔는데, 형들이 전성기만큼 퍼포먼스가 나오든 그렇지 않든 두산 팬들께는 훨씬 더 박수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나뿐만 아니라 세 형들이 꼭 반등해서 박수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마음으로는 형들을 응원하며 허경민은 허경민대로 후배들을 착실하게 이끌려 한다. 그는 "이 정도 책임감은 어느 선수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 그런 상황을 겪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주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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