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캠프에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SSG 전경원 ⓒSSG랜더스
▲ 1군 캠프에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SSG 전경원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김태우 기자] “상무만 그런 게 아니라 당시 전체적인 군부대들이 다 그랬어요. 그때는 많이 답답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SSG 포수 유망주 전경원(23)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해 군 복무를 했다. 그런데 ‘군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만한 즐거운 휴가의 기억이 별로 없다. 입대와 함께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휴가·외출 금지령이 떨어졌다.

전경원은 당시를 회상하며 “부대 안에 있을 때는 많이 답답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데 그것을 잘 참고 이겨낸 선물이었을까. 그것이 전경원의 성공을 더 당길 만한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었다. 바로 제주 1군 캠프 참가였다. 

원래 제대 예정일은 12월 초였다. 비활동기간에 제대를 하면 코칭스태프와 함께 훈련을 할 수 없다. 그런데 끝내 휴가를 쓰지 못한 까닭에 전역일이 10월 말로 당겨졌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할 한 달의 시간이 생겼다. 전경원은 곧바로 강화의 훈련 시설에 입소했고, 세리자와 유지 퓨처스팀(2군) 배터리코치와 씨름했다.

전경원은 “처음에는 지켜만 보시더라. 그런데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해주셨고, 인사이드워크라든지 경기 때 쓸 수 있는 기술들을 많이 가르쳐주셨다”고 회상했다. 워낙 성실하고 묵묵하게 훈련을 하기로 소문난 전경원의 잠재력을 알아챘던 것일까. 이재원 이흥련 이현석 다음의 ‘캠프 네 번째 포수’를 추천해달라는 1군의 요청에 세리자와 코치는 전경원의 이름을 꺼냈고, 1군 캠프에 올 수 있었다. 예정대로 12월에 제대했다면 없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 1군 캠프다. 그 사이 경험도 쌓이고, 군에서 많은 것도 느꼈던 만큼 당시와 지금은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전경원은 “미국에 갔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때는 나이도 어렸고, 처음 갔던 1군 캠프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파악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할 수 있게끔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안 좋은 습관들을 고치고, 부족한 것들을 보완하는 단계다. 사실 훈련량은 적지 않다. 그러나 혹독하게 밀어붙이지는 않고, 영리한 훈련과 생각하는 훈련을 많이 주문한다는 게 전경원의 설명이다. 전경원은 “포수는 ‘잡는 게’(캐칭)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격에 욕심은 있지만 지금은 수비에 욕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타격은 중요할 때 하나씩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약점으로 뽑는 ‘송구’ 능력도 발전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전경원은 “정확하게 못 던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쉽게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내것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훈련을 보며 배우는 것도 많다.

포수는 키우는 데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포지션이다. SSG는 지난해 1군에서 세 명의 포수(이재원 이흥련 이현석)를 썼다. 사실 부상이 없는 이상 전경원이 세 명의 선배를 일거에 추월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전경원도 “포수 엔트리가 별로 없다”는 말에 “멀리 보이는 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쫓아가고 싶고, 이왕이면 그 발걸음도 더 빠르게 하고 싶다.

전경원은 “지금 배우는 것을 배워서 확실하게 만들어서 가면 좋을 것 같다. 경험은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급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확실하게 해서 기회가 있으면 그때 보여줘야 한다”면서 “솔직히 포수가 자리 잡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포지션이 맞지만, 그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내가 해야 할 부분이다. 최대한 줄이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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