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처음부터 시간은 구단주와 메이저리그 사무국 편이었다. 정상 개막을 위해서라며 직장폐쇄를 발동해놓고 6주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메이저리그가 162경기 정상 진행을 포기했다. 2일(한국시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원래 예정에 있던 개막 후 첫 2개 시리즈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CBA(노사협정) 개정 불발이다. 사무국은 1일을 정상 개막을 위한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했다가 16시간 넘는 격론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자 하루 뒤까지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2일까지도 CBA 개정은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선수노조는 사무국이 내놓은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실질적인 협상이 이뤄지기 시작한 2월말보다는 진전된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컸다. 특히 구단의 투자와 직결되는 문제인 사치세 한도, 저연차 특급 선수를 위한 보너스 풀 규모가 협상 결렬로 이어졌다. 

개막 지연이 아니라 경기 취소다. 선수들은 취소된 경기에 대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구단은 일주일 취소 정도로는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구단주의 수익 창출 방법이 팀 운영에만 있지 않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사무국의 이번 개막 연기 조치로 영향을 받는 이들이 누구인지는 더욱 확실해진다. 

디애슬레틱 켄 로젠탈 기자는 2일 칼럼에서 '노사 대립'이라는 표현에 가려진 진실을 공개했다. 그는 "커미셔너와 구단주들은 팬들과 선수들을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정규시즌 경기 취소가 야구계에 끼칠 피해, 야구가 단순한 산업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간이 여전히 구단주 편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개막이 5월로 밀려도 그렇다. 로젠탈 기자는 "4월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구단, 특히 추운 지역의 구단에는 수익이 떨어지는 시기다. 또 중계권 계약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25경기 정도는 취소되도 위자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전국중계를 담당하는 방송국의 수입 대부분은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5월 개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경기에 뛰지 못하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서비스 타임을 채우지 못해 FA 시기가 늦춰진다. 로젠탈 기자는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나 피트 알론소(메츠) 같은 스타 선수들의 FA가 1년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로젠탈 기자는 "노조의 마지막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다 해도 구단주들에게 유리한 조건이었다"며 "야구를 비즈니스로만 본다면 구단주들의 판단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야구는 미국에서 특별한 스포츠다. 맨프레드와 구단주들은 선수, 팬,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야구를 망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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