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엔트리 승선 및 1군 정착을 노리고 있는 LG 이재원 ⓒ곽혜미 기자
▲ 개막 엔트리 승선 및 1군 정착을 노리고 있는 LG 이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처음 프로에 입단한 선수가 곧바로 로스터에 자리를 잡는 건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몇몇 사례가 있지만 정말 특별한 재능들인 경우가 많다. 대다수 선수들은 몇 차례 허들을 넘어야 한다. 1군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LG 거포 유망주 이재원(23) 또한 그런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8년 LG의 2차 2라운드(전체 17순위) 지명을 받은 이재원은 퓨처스리그(2군)부터 착실하게 단계를 밟고 있다. 크나큰 잠실을 쓰는 팀의 숙명상 거포 유망주는 항상 더 큰 기대를 모으기 마련이다. 

이재원은 퓨처스리그 성적으로 그 기대치가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일각에서는 “30홈런도 가능하다”, “어려웠던 LG 우타 거포 육성의 역사를 바꿀 선수”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힘은 확실히 장사다. 풀스윙을 하지 않아도 잠실 담장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발판은 만들었다. 2020년 16경기에 뛰며 1군에 데뷔했다. 지난해에는 출장 시간을 늘렸다. 62경기에 나가 171타석을 소화했다. 타율은 0.247에 머물렀으나 5개의 홈런을 때렸다. LG는 0.247의 타율보다는 5개의 홈런에 더 주목할 만하다. 홈런타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는 LG의 약점을 가려줄 수 있는 재능이기 때문이다.

기회도 왔다. 팀의 확고부동한 1군 외야수였던 두 선배가 부상 여파로 아직 몸이 덜 만들어졌다. 이형종(33)과 이천웅(34)이다. 김현수 채은성과 더불어 지난 몇 년간 LG 외야를 지켰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각각 오프시즌 중 수술을 받았고, 개막 엔트리 합류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류지현 LG 감독은 13일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kt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형종은 아직 정상적인 훈련 단계는 아니다. 이천웅은 야외에서 훈련은 하고 있으나 강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계별로 복귀 절차를 밟아가겠으나 3월 중 실전 투입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즉, 2군에서도 4월에야 뛸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개막 엔트리 경쟁에서는 자연스럽게 논외다.

이재원에게는 굉장한 기회다. LG는 리빌딩 팀이 아니고, 이겨야 하는 팀이다. 이형종 이천웅도 제각기 장점이 있어 1군 코칭스태프로서도 포기할 수는 없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개막 엔트리 구상에서 빠졌고,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관심이 돌아갈 수 있다. 대다수 젊은 선수들은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틈타 1군에 올라가고, 또 그 기회에서 자리를 잡는다. 이재원에게도 마찬가지 기회는 열려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오프시즌 중 좋은 평가를 받았고, 12일 kt와 시범경기에서도 장쾌한 타구를 날리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7회 첫 타석에서는 좌측 방향으로 까마득하게 날아가는 파울 홈런을 친 뒤 곧바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준비는 많이 했는데 유독 기회가 오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 이재원에게는 그 기회가 왔다. 익숙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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