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박효준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박효준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고유라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박효준(26)은 지난해 말그대로 '꿈'을 이뤘다.

2015년 뉴욕 양키스과 계약했지만 계속 루키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박효준은 지난해 7월 양키스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로스터에 빈자리가 생기자 미국행 7년차인 그달 16일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1타석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으나 7월 26일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고 메이저리그에서 44경기에 더 출장했다.

피츠버그에서 성적은 44경기 127타수 25안타(3홈런) 14타점 16득점 1도루 타율 0.197 OPS 0.638. 피츠버그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 만큼 로스터가 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직 경쟁자들을 제치고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그리고 박효준은 지난해 소중한 경험을 통해 그 길을 찾는 지도를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부터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가 생기면서 박효준이 자신의 특기인 타격 장점을 살린다면 더 많은 타석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박효준은 지난해 양키스 산하 트리플A인 스크랜튼-윌크스배리 레일라이더스에서 48경기 171타수 56안타(10홈런) 29타점 타율 0.327 맹타를 휘둘러 양키스 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메이저리그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난해의 박효준과 그 맛을 안 올해의 박효준은 달랐다.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지로 출국한 박효준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 그 배움을 토대로 올 시즌 좀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적이 없었는지 이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느꼈던 보완점을 개선하기 위해 겨우내 몸을 만드는 동시에 이미지 트레이닝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조금씩 생겼다. 박효준은 "경쟁은 어딜 가나 해왔기 때문에 익숙하다. 경쟁보다는 즐기면서 하고 싶다"며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박효준. ⓒ스포티비뉴스
▲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내야수 박효준. ⓒ스포티비뉴스

박효준은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로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서 한국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가 이날 급하게 일이 진행돼 부랴부랴 출국했다. 같은 팀 동료인 일본인 선수 쓰쓰고 요시토모는 아직 비자도 발급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따르면 벤 체링턴 단장은 15일 스프링캠프 현지에서 "박효준이 빨리 캠프에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길었던 마이너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진짜 메이저리거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올해 열려 있다. 지난해는 '간을 봤던' 시즌이었다면 올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내용에 따라 박효준을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에서 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박효준은 "올해 목표는 (메이저리그) 풀타임이다. 못 해도 지난해보다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고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미있는 각오를 밝힌 뒤 진지한 표정으로 출국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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