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복귀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김광현 ⓒ인천=곽혜미 기자
▲ 16일 복귀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김광현 ⓒ인천=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나성범보다는 양현종이 KIA에 더 큰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민경삼 SSG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만난 자리에서 당시 화제가 된 KIA의 전력 보강을 평가하며 양현종(34)의 이야기를 꺼냈다. 6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거금에 계약한 나성범 또한 훌륭한 선수고 팀 전력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확실한 10승 투수의 가세가 장기 레이스에서 더 큰 효과를 낼 것이라는 개인적 전망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양현종은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했고, 친정팀 KIA의 손을 다시 잡았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이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KIA는 확실한 10승 투수인 양현종을 앞세워 로테이션을 정비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양현종급 선수라면 외국인 투수를 세 명이나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은다. 역시 선발진의 부상자로 머리가 아팠던 SSG로서는 부러운 일이었다.

그랬던 SSG가 양현종만한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아니었다. 2019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났던 김광현(34)과 계약한 것이다. 당초 미국에서의 현역 연장을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 직장폐쇄가 아니었다면 그랬을 김광현은 외부 암초에 가로막혀 FA 시장에 묶였다. 타이밍을 재던 SSG가 마지막 순간 접근했고, 김광현은 SSG의 진정성에 마음을 열었다.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SSG는 김광현을 영입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라는 판단에 그룹을 설득했다. 야구단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그룹이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결재 도장을 찍었고, 뒤도 재지 않고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 계약(4년 총액 151억 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151억 원은 단순히 거금을 떠나 ‘우리는 네가 정말 필요하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남부럽지 않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메시지와 다름 아니었다.

꼭 돈만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접는 것도 순식간이었다”면서 “직장폐쇄가 계약 후 3일 뒤에 풀렸지만 아쉬움 마음은 전혀 없다. 다음 날 (노사협약이 타결) 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을 했었다”고 강조했다. 

151억 원 중 보장 연봉은 131억 원, 4년간 인센티브 총액은 20억 원이다. 131억 원은 대부분 앞에다 몰아줬다. 류선규 SSG 단장은 김광현 기자회견에 앞서 “첫 해 연봉이 81억 원이다. 구단의 자금 사정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 도입될 샐러리캡을 의식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SSG는 샐러리캡이 시작되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50억 원만 지출하면 된다.

81억 원은 첫 해 연봉과 계약금을 합친 수치로 보는 게 옳다. 비FA 다년계약을 한 김광현에게 규정상 계약금을 지급할 수는 없었고, 샐러리캡까지 고려해 나온 수치다. FA 계약으로 보면 계약금 50억 원에 연봉 31억 원 정도를 받은 것과 같다. 미화로 따지면 약 657만 달러다. 당장 올해 김광현의 연봉 기대치와 비슷하다. 

KBO리그 종전 기록은 팀 동료인 추신수의 27억 원이었는데 세 배나 많다. 내년 연봉은 크게 떨어지겠지만, 이 기록은 KBO리그 역사에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SSG 프런트는 최선을 다했고, 이 엄청난 금액의 부담감을 이겨내는 건 이제 김광현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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