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의 우승을 위해 뭉친 한국 야구의 예비 전설들. 추신수-김광현-최정(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 SSG의 우승을 위해 뭉친 한국 야구의 예비 전설들. 추신수-김광현-최정(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6일 열린 김광현(34·SSG)의 복귀 기자회견에는 민경삼 대표이사, 류선규 단장 등 SSG 프런트 수뇌부는 물론 선수단의 얼굴들까지 총출동했다. 진심으로 ‘에이스’의 귀환을 축하하고 반기고 있다는 게 ‘출연자 명단’에서도 너무 잘 드러났다.

김원형 SSG 감독은 일찌감치 나와 로비 커피숍에서 김광현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분위기는 연신 훈훈했다. 팀의 간판스타인 추신수(40)와 최정(35)도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꿀맛 같은 휴식일임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는 개인적으로 이동해 김광현을 반겼다. 추신수는 김광현을 먼저 끌어안았고, 오랜 팀 동료이자 형·동생 사이였던 최정 또한 김광현을 보며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2년간 팀을 떠나있었지만 김 감독, 팀 동료들과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김광현이다.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생활을 할 때, 언제든지 전화를 걸 수 있었던 이들이 SSG에 있었다. 김광현도 야구 외적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 분위기를 그리워했다. 한편으로는 전화를 할 때마다 ‘네가 외야 우리가 잘한다’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들었다. 김광현은 농담을 섞어 “반협박을 당했다”고 웃었고, 추신수와 최정은 그 중심에 있었다.

어떻게 보면 역사적인 조합이다. 류 단장은 ‘쓰리샷’으로 표현한다. 추신수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야수다. 뛰고 난다는 스타들이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을 버텼다. 1억3000만 달러 대형 계약에 올스타 경력까지 이력서에 있다. 최정은 KBO리그의 ‘예비 전설’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403개의 홈런을 쳤다. 이승엽(467개)이 가지고 있는 KBO리그 역대 신기록을 갈아치울 현시점 유일한 후보다.

여기에 마운드에 김광현이 가세했다. 김광현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선발투수 중 하나다. 어린 시절부터 리그와 대표팀을 넘나들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2년 동안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미국에 가기 전부터 SSG 마운드의 리더이기도 했다. 이런 스타들이 세 명이나 모였다는 건 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2009년 KIA에 엄청난 이름값들이 모인 이후로 이렇게 화려한 예비 전설들의 모임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2009년 당시 KIA는 두 명의 전직 메이저리거(서재응·최희섭)에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었던 전설 이종범이 있었다. 장성호, 그리고 막 전성기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던 윤석민 이용규도 핵심 멤버였다. 2009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양현종은 당시 막내뻘 선수였지만, 이후 KBO리그의 간판 중 하나로 성장했다.

당시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SSG의 간판들도 목표는 같다. 팀의 우승이다. 전신인 SK 시절인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SG는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2020년은 총체적 난국이었고, SSG라는 이름을 달고 뛴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지독한 부상 불운 속에 6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프로 구단이 부상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올해는 성적을 거둬야 한다. 팀 연봉이 200억 원이 넘어간 첫 팀이 된 만큼 기대치도 크고, 선수단에는 그만한 부담감도 걸릴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세 명의 예비 전설들이 같이 뛸 날이 얼마 없기도 하다. 추신수는 당장 올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한다고 해도 이상한 나이는 아니다. 오랜 기간 함께 뛴 최정 김광현도 먹어가는 나이를 서서히 실감할 나이다. 이들이 버틸 때, 1~2년 안에 반드시 우승을 한다는 게 SSG의 기본 전략이기도 하다. KBO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쓰리샷’이 기자회견으로 끝나서는 구단의 손해다. 구단과 팬 모두 우승 트로피와 함께 다시 사진을 찍을 날을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