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왼쪽)과 유영 ⓒ대한빙상경기연맹
▲ 차준환(왼쪽)과 유영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녀 싱글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과 유영(18, 수리고)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의 경우 남자 싱글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네이선 첸(미국)과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올림픽 우승자 하뉴 유즈루(일본)가 출전하지 않는다. 또한 여자 싱글은 세계 최강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며 차준환과 유영의 메달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는 오는 21일(현지시간) 개막해 20일까지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진행된다. 이 대회는 올 시즌을 마감하는 무대이자 올림픽 다음으로 큰 대회다. 

차준환과 유영은 물론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이시형(22, 고려대)와 이해인(17, 세화여고)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네이선 첸
▲ 네이선 첸

남자싱글의 경우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첸이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 피겨 스케이팅연맹은 17일(한국시간) "첸이 부상으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뉴는 지난 1일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할 뜻을 밝혔다. 하뉴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연이은 실수로 흔들리며 최종 4위에 그쳤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1위(첸)와 4위(하뉴)에 오른 두 선수가 기권하면서 5위에 오른 차준환이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남자싱글 최종 엔트리에는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와 동메달을 딴 우노 쇼마(이상 일본) 그리고 5위 차준환과 6위 제이슨 브라운(미국) 7위 다니엘 그라셀(이탈리아) 등이 출전한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싱글 결과만 놓고 볼 때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개인점수가 높다. 차준환은 지난달 베이징 올림픽에서 개인 최고 점수인 282.38점을 받았다.

▲ 차준환
▲ 차준환

특히 올림픽에 앞서 지난 1월 열린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올 시즌 시간이 흐르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걸쳐 세 번 시도할 쿼드러플 점프(4회전)의 성공률이 높을 경우 시상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남자싱글은 변수가 많다. 또한 첸과 하뉴 그리고 러시아 선수들을 제외하면 올림픽 상위권에 진입한 선수 대부분이 출전한다. 차준환은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한 쿼드러플 토루프는 물론 모든 요소를 깨끗하게 해야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여자싱글의 경우 남자싱글과 객관적으로 비교해 메달 가능성은 조금 높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싱글 최강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로 ISU에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 안나 쉐르바코바
▲ 안나 쉐르바코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안나 쉐르바코바와 은메달리스트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이상 러시아)는 이번 무대에 서지 못한다. 또한 도핑 테스트 논란 속에 4위에 그친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영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출전 선수 가운데 개인 최고 점수가 두 번째로 높다. 시즌 베스트에서는 4위를 달리고 있다. 

여자 싱글은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사카모토 가오리와 5위 히구치 와카바(이상 일본) 6위 유영과 7위 알리사 리우(미국) 그리고 8위 루나 헨드릭스(벨기에) 9위 김예림이 출전한다.

이들 가운데 헨드릭스는 지난달 28일 마감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마감 기간을 지난 뒤 갑자기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식적으로 헨드릭스가 어떻게 이번 대회 출전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가 헨드릭스의 홈그라운드와 다를 것이 없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출전은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유영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총점 213.09점을 받았다. 2020년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점수인 223.23점은 여전히 뛰어넘지 못했다.

▲ 유영
▲ 유영

지난달 동계체전을 마친 그는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더 강하게 성장해 세계선수권이 개인 최고점을 경신할 수 있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9위에 오르며 '톱10'을 달성한 '피겨 장군' 김예림은 대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김예림 대신 차순위인 이해인(17, 세화여고)이 이번 대회에 도전한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아쉽게 컷 통과에 실패한 이시형은 명예 회복에 나선다. 

김연아 이후 한국 선수들은 꾸준하게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했다. 그러나 김연아 이후 이 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낸 이는 2014년 9위에 오른 박소연(25)이다. 남자싱글은 차준환이 지난해 거둔 10위가 최고 성적이다.

한편 차준환과 이시형 그리고 김예림은 오는 19일 프랑스로 출국할 예정이다. 차준환의 경우 현지에서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만나 호흡을 맞춘다.

유영은 지난 13일 일찍 출국했다. 프랑스에서 지도자인 하마다 미에(일본) 코치와 재회한 그는 일찌감치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과는 달리 관중들의 입장을 허가한 상태에서 치러진다. 그러나 선수단은 현지 방역 시스템에 의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성됐다.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은 현지 시간으로 23일, 남자싱글 쇼트는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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