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야시엘 푸이그 ⓒ곽혜미 기자
▲ 키움 야시엘 푸이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키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는 지난 3일 팀의 시즌 첫 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연장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에 높이 뜨는 뜬공을 친 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 2루수와 우익수 모두 공을 놓치면서 이 평범한 뜬공이 2루타가 됐다. 키움은 다음 타자 전병우의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롯데를 4-3으로 꺾었다. 

이 장면을 본 키움 홍원기 감독은 "전력질주가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있을 거다. 시범경기 때도 투수 앞 땅볼에 전력질주하는 걸 봤다.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푸이그는 5일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도 진심을 다해 달렸다. 홍원기 감독의 칭찬과 함께 두 달 전 인터뷰를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었다. 

푸이그는 지난 2월 10일 키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훈련을 앞두고 진행된 짧은 인터뷰에서 푸이그는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라는 질문을 받고 "아무것도 안 한다. 1루로 걸어나가서 2루 도루를 노리겠다"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야생마' 기질은 규칙 안에서 보여주겠다는 각오였다.  

그 몸에 맞는 공이 3경기 만에 나왔다. 푸이그는 5일 LG전에서 1회 1사 2, 3루 타점 기회를 얻었다. 여기서 임찬규의 몸쪽 공 푸이그의 팔을 강타했다. 푸이그는 예고대로 돌발 행동 없이 1루로 향했다. 오히려 전력질주로 1루를 밟았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로 꼽힐 만했다. 

2루에 이정후가 있어 예고했던 도루 기회는 오지 않았다. 대신 주루 플레이는 전력을 다했다. 푸이그는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의 우전 안타에 3루까지 내달려 추가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는 김주형의 땅볼 때 홈플레이트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했다. 병살타가 무리라고 판단한 LG 유격수 오지환이 홈으로 송구해봤지만 푸이그의 팔이 더 빨랐다. 키움은 푸이그의 득점으로 3-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천천히 걸어도 될 때는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8회 시즌 첫 홈런을 친 뒤에는 천천히 타구를 바라보며 1루로 걸음을 뗐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에는 '왕관'을 쓰며 대관식을 즐겼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 홈런은 키움의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키움은 푸이그의 홈런으로 4-5까지 추격해놓고도 9회초 3점을 헌납하며 4-8로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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