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타선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한 LG 김현수 ⓒ곽혜미 기자
▲ 팀 타선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한 LG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김현수는 지난해 LG 이적 후 처음으로, 두산 시절을 포함해 9년 만에 3할 타율에 실패했다. 타율이 생산성을 상징하는 최우선 지표가 아닌 시대지만 그 대상이 '타격기계' 김현수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3할 타율 보증수표가 타율 0.285로 시즌을 마쳤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점차 강도를 높인 수비 시프트다. 김현수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2020년 0.332에서 지난해 0.279로 뚝 떨어졌다. 기습번트 같은 변칙 작전으로 해법을 찾아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김현수의 기습번트를 5일 고척 키움전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번트가 결과적으로 LG가 8-4 역전승을 거두는 데 중요한 몫을 했다. 김현수는 1-3으로 끌려가던 4회 선두타자로 나와 3루쪽 기습번트로 안타를 기록했다. LG는 2사 2루에서 터진 문보경의 적시타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경기 후 김현수는 "4회는 내가 선두타자였고 팀이 지고 있었다. 한 방 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딱 한 번 기회라고 보고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딱 성공했다"고 돌아봤다. 앞으로도 기습번트를 시도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잠시 고민하다 "반드시는 아니고 상황이 선두타자인데 시프트가 나온다면 (기습번트를)준비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작전으로 추격의 발판을 놓은 뒤에는 장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현수는 9회 2사 2, 3루에서 우월 3점 홈런으로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다. 그는 "코로나19 뒤 아직 몸 상태가 좋은 거 같지는 않다. 격리하다 나와서 어쩔 수 없다"며 "야구장 나와서 적응하려고 했다. 아프지는 않았는데 후유증이 없지는 않다. 그걸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김현수는 1일 자정 자가격리를 마치고 바로 오후 훈련부터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2일 광주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김현수는 "개막전은 솔직히 힘들었는데, 사실 선수는 다 힘들다. 감독님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는 게 선수다. 자가격리 중에도 계속 야구 보면서 준비했다. 몸이 힘든 거 말고 생각보다 투구에 적응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다. 타석에서 죽자살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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