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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까지 레일리 닮으면 안 되는데… ‘ERA 1.02’ 반즈, 레일리 뛰어넘을까

작성일: 2022.04.13 05:1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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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보여준 롯데 찰리 반즈 ⓒ곽혜미 기자
▲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보여준 롯데 찰리 반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브룩스 레일리(34·탬파베이)는 롯데 외국인 투수 역사상 가장 성공한 선수 중 하나로 뽑힌다. 2015년 입단해 5년을 내리 뛰며 통산 48승을 거뒀다.

네 번의 재계약을 했다는 건 그만큼 구단도 레일리의 기량을 인정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레일리는 궁극적으로 KBO리그에서 승리(48승)보다는 패전(53패)이 더 많았다. 그도 완벽한 투수가 아니었음은 분명하지만, 수비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날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많은 팬들은 그가 기량에 비해 승수가 적었다고 떠올린다.

올해 롯데에 새로 입단한 찰리 반즈(26)는 여러모로 레일리를 떠올리게 하는 선수다. 우선 좌완이고, 상대적으로 비슷한 그림을 갖췄다. 비슷한 구속에 확실한 결정구 등 흡사한 구석이 있다. 그런 반즈는 KBO리그에서 비교적 좋은 출발을 알리고 있다. 첫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02를 기록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이어지고 있음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대목이 많다.

평균 145㎞의 패스트볼은 미국에서는 빠르지 않은 공일지 몰라도,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구속이다. 좌완이라 더 그렇다. 여기에 구속은 비슷하지만 궤적은 완전히 다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라는 두 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보통 우타자에게 체인지업,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는 좌완들이 많지만 반즈는 비교적 좌·우를 가리지 않는 유형이기도 하다.

반즈는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고루 섞어 막강한 탈삼진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17⅔이닝에서 잡아낸 삼진만 24개에 이른다. 좌·우 타자 모두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건 최고의 장점으로 뽑을 만하다.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도 그런 장점을 잘 보여줬다. 까다로운 투구폼에 힘도 있고, 여기에 던질 구종까지 많은 반즈에게 KIA 타자들은 5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좌타자 킬러의 면모는 그대로 과시했다. 3경기에서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045에 불과하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김재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은 좌타자 몸쪽으로 붙는 싱커성 패스트볼이 전체적인 타자 상대 그림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료들의 실책까지 반즈가 책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날 4실점했는데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3-0으로 앞선 3회 2사 후 이학주의 실책은 아쉬웠다. 좋은 흐름을 이어 가고 있던 반즈가 갑자기 흔들렸고, 결국 한승택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맞았다. 물론 동료들의 실책이 나왔을 때 최대한 빨리 이닝을 마무리하는 게 에이스의 덕목은 맞는다. 그러나 전체적인 투구 수가 불어났고, 이는 반즈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간혹 뜬금없는 타이밍에 볼넷을 내주는 일관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그것까지 일정했다면 한국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활약하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은 있으나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것은 보여줬다. 동료들이 수비에서 더 도와준다면 레일리 이상의 성공 가도도 가능한 기량이다. 12일과 같은 경기가 줄어들수록 ‘제2의 레일리’라는 수식어도 자연스레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불운까지 레일리를 닮는다면 선수는 물론 롯데에도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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