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레전드죠" 뚜벅뚜벅 걸어온 양현종… ‘3000이닝’의 유일한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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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흔히 말하는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더라”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9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8일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의 좋은 투구를 한 KIA 에이스 양현종(34)의 투구 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현종도 이제 30대 중반에 이른 선수다. 적지 않은 나이다. 신체 능력이 떨어질 때가 됐다. 몸이 20대 초반 같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공을 던지는 능력은 살아있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공을 던지는 건 정말로, 흔히 말하는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는다. 어제 상대 투수지만 그걸 느꼈다”면서 “어쨌든 건강하게 던지는 모습, 제구, 또 타자 앞에서 떨어뜨리는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났다. 20대 때보다 구위 면에서 떨어졌지만 관록과 볼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은 여전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물론 구속은 예전보다 다소 떨어진 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워낙 공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투수로 상대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구속은 전광판 이상이다. 여전히 그런 투구 폼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자기 관리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실제 양현종은 프로 데뷔 후 어깨나 팔꿈치 등 민감한 부위에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고, 그렇게 ‘2000이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양현종은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수비의 도움을 조금만 더 받았다면 더 멋진 숫자가 나올 뻔했다. 한편 이날 경기 전까지 KBO리그 통산 1998이닝을 소화 중이었던 양현종은 14일 모자란 2이닝을 더 채우고 2000이닝 고지에 올라섰다. KBO리그 역대 7번째 대기록이자, 또 최연소 달성이기도 했다.
양현종이라는 투수의 능력을 상징하는 대기록이다. 2000이닝 투구는 기본적으로 건강하게 던져야 한다. 큰 부상이 있었거나 잔부상이 잦았어도 달성하기 어렵다. 또 잘 던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능력이 별로인 선수에게 2000이닝을 선뜻 내줄 팀은 없다. 김종국 KIA 감독은 "리빙 레전드라고 봐야 한다"며 팀 후배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경력의 터닝포인트는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 2020년 시즌의 상대적 부진(평균자책점 4.70), 그리고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궁극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며 하향세에 대한 의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시작부터 좋은 투구를 보여주며 아직 낡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세 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평균자책점 1.50의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3에 불과하다.
이제 관심은 양현종이라는 경력의 이닝이 어디까지 뻗어나가느냐다. KBO리그 역사상 3000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오직 송진우(3003이닝)뿐이다. 당분간은 양현종이 거의 유일한 도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역 선수로는 당장 2000이닝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투수조차 많지 않다. 현역 2위인 장원준(두산·1942이닝)은 근래 1군 등판이 뜸하다. 3위 김광현(SSG·1679⅔이닝)은 2년간 메이저리그 활약으로 KBO리그 누적 이닝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양현종은 올해부터 KIA와 4년 계약을 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최소 4년 이상을 더 뛴다. 큰 부상이 없다면 2위인 정민철(2394⅔이닝)의 기록은 계약 기간 내에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그 이상인 3000이닝은 사실 멀어 보이기는 한다. 양현종이 매년 150이닝씩을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7시즌이 필요하다. 40대의 나이에도 뛰어야 한다. 쉽지 않아 보이기는 하지만, 양현종이 못하면 당분간은 달성 가능자가 없다고 봐야 한다. 1000이닝을 더 걸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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