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친해요, 하하”…어젯밤 손아섭은 장성우에게 전화를 걸었다[SPO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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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그 장면만 보면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저희 사이를 아시면 아마 다 웃으실 거예요.”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그래서 더 궁금증이 생겼다. 공을 잡은 죄(?)밖에는 없는 포수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던 타자. 얼핏 보기에는 양쪽 모두 흥분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열린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이날 경기는 경기 중반까지 kt의 4-2 우세로 전개됐다. 그런데 막판 들어 분위기가 팽팽해졌다. NC가 8회초 서호철의 좌중간 적시타로 1점을 내면서 3-4로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9회 공격. NC로선 손아섭~박건우~양의지로 이어지는 절호의 찬스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손아섭은 kt 마무리 김재윤과 끈질긴 싸움을 벌였다. 침착하게 풀카운트 승부를 끌고 갔고, 7구째 시속 146㎞짜리 직구를 파울로 커트해 김재윤을 괴롭혔다.
이어 들어온 김재윤의 133㎞ 포크볼. 이 공이 바깥쪽으로 떨어지자 손아섭은 이를 볼로 판단하고 1루로 걸어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오훈규 주심은 스트라이크로 판정해 삼진을 선언했다.
여기에서 손아섭이 격분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어필했다.
그런데 항의의 대상이 어딘가 이상했다. 손아섭이 불만을 표출한 상대는 오 주심이 아니라 공을 받은 kt 포수 장성우였다. 이 어필은 10초 정도 계속됐고, 손아섭은 NC 이동욱 감독의 만류가 있고 나서야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보통 타자가 스트라이크존을 놓고 감정이 상하면 주심에게 항의하곤 한다. 판정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손아섭은 주심이 아닌 상대 포수에게 불만을 표해 궁금증을 샀다.
그렇다면 당시 상황에서 손아섭과 장성우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이날 경기 후 장성우와 통화에서 사건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장성우는 “(손)아섭이 형이 나에게 ‘솔직히 공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왔냐, 안 들어왔냐’고 계속 묻더라. 그래서 ‘왜 그걸 나한테 물어보시냐’며 웃으면서 맞받아쳤다. 또, ‘오늘 이 정도 공 몇 개는 계속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이어 “아섭이 형이 ‘그럼 내가 숙소로 돌아가서 확인해본다’고 하셔서 ‘자꾸 나한테 그러지 마시고 숙소에서 확인해보시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올 시즌 몇몇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두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 장성우는 “형도 요즘 들어 억울함이 크니까 나에게 대신 항의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사실 1988년생 손아섭과 1990년생 장성우(1월 출생이라 1년 먼저 초등학교 입학)는 20년 넘게 서로를 알고 지낸 사이다. 초등학교 시절 고향 부산에서 만나 오랜 우정을 쌓았다. 학교가 겹친 적은 없었지만 고향에서 초중고를 함께 나왔고, 또 프로에선 2009년부터 6년 넘게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장성우는 “사실 오늘 장면은 우리 사이를 잘 모르시는 분이 보기에는 좋지 않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 형이 동생에게 뭐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면서 “그러나 실제는 전혀 다르다. 둘이 워낙 친해서 아섭이 형이 나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것뿐이다. 아마 우리를 아는 사람들은 감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이미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마스크 뒤로 웃으면서 형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비화도 밝혔다. 끝으로 장성우는 “게임이 끝나고 아섭이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더라. 그래서 당시 상황을 서로 복기하며 한참 대화를 나눴다. 물론 웃으면서 통화를 마쳤다”면 짧지만 강렬했던 이날의 해프닝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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