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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야구 시대 상징' 그린 라이트, 왜 초록색일까

작성일: 2016.04.29 12:40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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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등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야구에서 주자가 스스로 판단해서 자의로 도루할 수 있는 권리를 '그린 라이트(Green light)'라고 부른다. 뛰는 야구를 지향하는 감독은 도루 성공률이 높은 발 빠른 선수가 누상에 나가면 별도의 지시 없이도 베이스를 훔치라고 장려한다. 이를 두고 "모 선수에겐 그린 라이트를 줬다"고 표현한다.

그린 라이트는 말그대로 '초록불'이다. 왜 하필 초록색일까. 오래전부터 서양에선 무엇인가를 허락하고 통과하게 할 때 초록색을 많이 사용했다. 바다에서 항구로 들어오는 배를 확인할 때나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배가 안전 테스트를 받을 때 '통과 표시'로 초록색을 사용해 왔다.

이 때문에 훗날 기차와 자동차가 발명됐을 때도 초록색 신호는 통과를 의미하게 됐다. 오늘날 거리의 신호등에서 '지나가도 좋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색깔이 초록색인 점을 떠올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전쟁터에서 안전한 지역을 그린 존(Green zone)이라 부르고 이민 허가증을 그린 카드(Green card)라고 일컫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야구계도 이 초록색의 역사적 의미를 원용해 사용하고 있다. 신호등의 통과 표시인 초록불에서 따왔다. 애초 교통, 군사, 경제 등의 분야에서 폭넓게 쓰였던 초록색의 함축적 의미를 누상에서 자유롭게 뛸 수 있는 권리로 '2차 가공'한 것이다. 초록의 사회·역사적 맥락을 훑으면 주자가 스스로 도루 타이밍을 판단하도록 허락하는 그린 라이트의 사용 배경을 엿볼 수 있다.

▲ '대도' 빌리 해밀턴의 도루를 저지하기 위해 태그를 시도하는 강정호 ⓒ Gettyimages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현대 야구에서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투수 보직 분업화, 수비 시프트 등과 더불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도루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리드 폭을 넓게 잡고 상대 배터리를 신경 쓰게 만드는 플레이를 요구하는 감독이 늘고 있다. 그린 라이트도 마찬가지다. 주루 센스가 뛰어난 '대도(大盜)'는 물론 선수 전원에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 롯데 자이언츠의 조원우 감독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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