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으하하하. 우리나라 헤비급 선수답네. 오랜만에 매운맛 보여 줘서 고마웠어."

'국민 빌런' 영철은 지난달 24일 복싱 스파링에서 명현만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도 입은 살아 있었다. 명현만에게 승부해 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길이 기억될 명대사를 남겼다.

"현만아, 맵다 매워."

전 국민에게 밉상으로 찍힌 영철이지만, 프로 파이터와 맞선 용기만큼은 인정받는 분위기다.

전 로드FC 챔피언 남의철도 영철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도망왕 권아솔과는 다르다"고 강조하면서….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남의철 DEEP & HIGH SPORTS'에서 영철을 띄우고 권아솔을 '원 쿠션으로' 돌려서 깠다.

"아솔아, 영철과 명현만 스파링 봤지? 일반인도 이렇게 나와서 싸운다. 로드FC 챔피언인 아솔이가 이제는 그만 도망치고 이번엔 진짜 붙었으면 한다."

남의철은 오는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060' 출전 의사까지 나타냈다. 안와 골절로 빠진 설영호를 대신해 권아솔과 복싱으로 붙고 싶다고 지원했다.

"설영호 대신 내가 들어갈게. 좋지?"라고 웃으며 메시지를 띄웠다.

남의철은 최근 권아솔을 '도망왕'이라고 부르며 도발 중이다. 스피릿MC 때부터 이어진 악연을 케이지 위에서 청산하자고 부르짖고 있다.

온도 차가 있었다. 권아솔은 미온적이었다. 명현만과 대결이 우선이니까 "의철이 형은 일단 '짜져(나와)' 있어"라고 제껴 놓았다.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권아솔'에서도 명현만 도발을 계속 이어 나갔다.

"명현만 씨는 격투계의 암덩어리"라며 저격했다. 스파링을 가장해 일반인 영철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로드FC 060에서 가장 기대를 받던 권아솔과 설영호의 복싱 대결이 깨지면서 흥행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설영호를 뛰어넘는, 적어도 버금가는 인지도의 대체 선수를 투입해야 하는 로드FC로선 남의철은 좋은 후보다.

관계자에 따르면, 로드FC는 남의철 대체 투입에 꽤 긍정적이다. 복싱 대결로 두 파이터들을 붙이고 추후 종합격투기(MMA)로 대결을 이어 갈 수도 있어서다.

대한민국 1세대 파이터들로,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구축해 왔기 때문에 스토리라인도 탄탄하다.

처음엔 명현만만 노리던 권아솔도 남의철과 복싱 대결에 긍정적으로 돌아선 듯하다. 로드FC에 "누구와 붙여 주든 다 하겠다"고 응답했다.

'미스터 로드FC'라고 불릴만한 권아솔은 로드FC 흥행을 위해선 명현만이 됐든, 남의철이 됐든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역사를 관통하는 라이벌 남의철과 권아솔은 케이지에서 만날 수 있을까?

로드FC 060 대구 대회는 앞으로 12일 남았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