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리. 출처ㅣ고 강수연 영결식 생중계 캡처
▲ 문소리. 출처ㅣ고 강수연 영결식 생중계 캡처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문소리가 선배 강수연을 떠나보내며 추도사를 전했다.

故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영결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배우 문소리가 추도사를 맡아 고인을 기렸다.

침통한 표정으로 나타난 문소리는 "수연 언니 소식을 들은 그날 저는 친구네 집에 있었다. 부쩍 더워진 봄날이었다. 친구랑 같이 콩국수 먹고 키우던 화분 분갈이를 하고 있는데 언니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친구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LP를 들고 나와서 우리는 한참 그 LP를 들었다 '야 김철수 내가 반말해서 기분 나쁘니' 그 때도 여전히 당돌한 언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울면서 또 웃으면서 LP판 뒤에 쓰인 글도 한참을 들여다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차를 마시며 나무들이 봄바람에 흔들거리고 라일락 꽃향기가 나고 '경마장 가는 길을 다시 봐야겠다'고 했다. 밤에는 책을 봤다. 큰 별이 일찍 서쪽 하늘에 떨어졌을 때 나는 서러웠다. 언제고 다시 서러우리라. 이 글이 내 마음이 너무 똑같아서 이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잠이 들고 어찌 일어났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영화의 세계라는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는 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미난 이야기 만들며 노는게 어찌 땅에서만 하겠느냐. 거기엔 이춘연 대표님도 계시고, 이규형 감독님도 계시고 김지석 프로그래머도 계실텐데. 언니 거기서 그 분들이랑 영화 한 편 하세요. 마음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늘 우리 그랬지 않나. 웃어가며. 그래도 그 가운데 언니가 있다면 뭐든 잘 해결될 거다. 언니 잘 가요.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을게요. 언니의 가오도, 언니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 언니"라고 덧붙였다.

1966년생인 故 강수연은 1980~199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대배우다.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1989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최초의 '월드스타'로 전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렸다.

고인은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지금 우리는 제네바로 간다'(1987)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88) 등 숱한 히트작과 화제작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로 안방극장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5~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지내는 등 문화행정가로도 활약했다. 유작은 지난 1월 촬영을 마친 십 여년 만의 연기 복귀작인 넷플릭스 영화 '정이'다.  

고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뇌출혈을 일으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쾌유를 비는 기도와 응원에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사흘째인 지난 7일 만 55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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