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예고 없이 팬 놀라게 한 오지환… 곳곳에서 빛나는 ‘C’의 책임감

작성일: 2022.05.15 10:25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그라운드 곳곳에서 주장의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는 LG 오지환 ⓒ곽혜미 기자
▲ 그라운드 곳곳에서 주장의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는 LG 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전날 경기의 여운이 모두 빠지고, 새로운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시점인 토요일 오전 11시. LG는 팬 서비스 일환으로 그라운드 투어를 진행했다. 팬들이 직접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밟아볼 수 있는 기회로 인기가 있는 행사다.

토요일 경기는 오후 5시 개시다. 금요일 야간 경기에서의 피로를 풀어야 하는 선수들은 정오를 전후해 출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야간 경기보다는 2시간 정도 준비를 더 빨리 해야 해 선수들도 바쁘다. 그래서 이날 이벤트에는 선수들과 대면 접촉 일정이 없었다. 이미 팬들에게도 충분히 공지가 된 상황이었다. 팬들도 선수들과 접촉을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팬들이 그라운드를 돌고 있을 시점 LG의 세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과 만났다. 예정도 없었고, 별도의 예고도 없었던 돌발 상황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도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을 정도다. 중심에는 팀 주장 오지환(32)이 있었다. 

오지환은 LG 선수들 중에서도 출근이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 루틴이 몸에 배여 있다. 일찍 출근을 했으니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팬들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사실 나가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 할 상황이 아니었지만 오지환은 팬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오지환이 팬들을 보고 (해당 시점에 출근을 해 있었던) 정우영 문보경을 데리고 나온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아주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오지환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또 사진도 같이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팀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의 깜짝 등장에 놀란 팬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공유하며 이벤트를 마칠 수 있었다. 오지환으로서도 잠시나마 치열한 전쟁터의 긴장감을 잊고 팬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을 법했다.

올해 팀의 주장인 오지환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상징적인 대목이다. 어린 시절부터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오지환은 주장으로 솔선수범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제 베테랑 선수가 된 만큼 시야는 굳이 그라운드 안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선수단이 팬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 일일이 신경을 쓴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무엇보다 좋은 성적으로 팀을 이끈다. 오지환은 14일까지 37경기에 나가 7개의 홈런을 포함해 19타점을 올리며 팀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초반 장타 폭발이 예사롭지 않다. 2016년 20홈런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인 홈런 페이스가 하락세였지만, 올해는 자신의 경력 최고 기록을 쓸 기세로 달려가고 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 수비는 여전하다. 유니폼에 박힌 캡틴(C)의 자수가 부끄럽지 않을 경기력이다. 

사실 힘든 시기다. 우선 팀이 치른 37경기에 모두 나갔다.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라 부담은 더 크다. 그러나 군말 없이 경기에 나간다. 현역 시절 유격수로 이 사정을 잘 아는 류지현 LG 감독도 흐뭇하게 오지환을 바라본다. 류 감독은 14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오지환 같은 경우는 원래도 책임감과 허슬플레이가 강했던 선수인데 주장을 맡다 보니까 지금은 책임이 더해진 것 같다. 힘들다는 표현은 안 쓰고, 희생하다시피 출장하는데 움직임이 무겁다 싶으면 분명히 관리를 할 것”이라고 했다. ‘C’의 책임감이 그라운드 곳곳에서 묻어 나오고 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