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공인된 박성한(왼쪽)과 최지훈 ⓒ곽혜미 기자
▲ SSG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공인된 박성한(왼쪽)과 최지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성한이도 그렇고, 저도 혼났어요”

SSG 외야수 최지훈(25)은 최근 선배들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때문이었다. 최지훈은 “‘올해까지만 야구하려고 하느냐’고 선배들이 말씀하시더라”면서 “알고는 있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선수들은 다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박성한도 얼마 전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잔소리(?)를 들었다.

박빙 상황에서 주로 나오는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사실 발이 빠른 선수는 큰 득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2루 도루나 다른 상황의 경우 슬라이딩이 태그를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그럴 이유가 없는 1루는 그냥 뛰어 들어가는 게 더 빠르다는 것이다. 다 떠나 무엇보다 부상 위험이 너무 크다. 이 플레이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선배들은 두 선수의 몸을 걱정한 것이다.

선배들도 직감적으로 안다. 두 선수가 향후 SSG 야수진의 주축으로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그래서 위험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잔소리로 대응한다. 그만큼 팀에는 소중한 선수들이다. 기본적으로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데다 야구를 잘 알고 한다. 게다가 성장세도 뚜렷하고 앞으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어찌 보면 잔소리의 이면에는 ‘보물 취급’의 의미가 담겨있다.

사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아니 지난해 이맘때까지만 해도 뭔가 하나씩이 모자란 선수들이었다. 주전급 선수들이기는 했지만 확신은 없었다. 최지훈은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과 주력에도 불구하고 타격 생산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최지훈의 지난해 조정득점생산력(wRC+)은 93.8로 리그 평균 아래였다. 박성한은 유격수치고 방망이는 그럭저럭 잘 치는데 수비가 문제였다. 유격수로서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김원형 감독의 결단이 없었다면 2군에도 갈 뻔했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대폭발이다. 약점을 지워가며 이제는 이 스타 군단에서도 팬들의 가장 큰 환호를 받는 스타가 됐다. 스프링캠프부터 타격 페이스가 좋다는 기대를 한몸에 모은 최지훈은 25일까지 46경기에서 타율 0.301, OPS(출루율+장타율) 0.817을 기록 중이다. wRC+는 138.1까지 올라왔다. 올스타 외야수급이다. 팬들을 열광케하는 허슬플레이와 클러치 기질은 여전하다.

박성한은 말 그대로 야구에 눈을 떴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45경기에서 타율 0.331, OPS 0.837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wRC+는 무려 151.5로 리그 유격수 중 최고다. 수비도 안정감이 부쩍 좋아졌다. 이제는 내야 전체를 바라보는 판단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시야도 넓어지고 여유도 생겼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안타를 치고,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 

1년 터울의 두 선수는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 특히 박성한은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베테랑의 팀인 SSG에서는 의미가 크다. 두 선수가 확실하게 뼈대를 잡는다면 야수 세대교체도 상대적으로 수월해짐과 동시에, 전설적인 선수들이 로스터에 있는 지금 SSG의 문화를 이어 갈 적임자들이 될 수 있다. SSG가 10년짜리 보물들을, 그것도 두 명이나 건져 올렸다. 올 시즌 성적과 별개로 커다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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