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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MVP도 내년엔 못 본다? 킹엄과 킹험, 이름은 달랐지만 같았던 결말

작성일: 2022.06.03 03: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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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잦은 부상으로 KBO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웨이버된 닉 킹험 ⓒ곽혜미 기자
▲ 잦은 부상으로 KBO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웨이버된 닉 킹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닉 킹험(31)은 KBO리그 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외국인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마이너리그부터 메이저리그까지 계속해서 선발로 뛰며 큰 기대를 받은 선수였다.

분명히 좋은 구질을 가지고 있었고, 패스트볼은 물론 변화구의 커맨드가 수준급이었다. 실제 킹험은 KBO리그에서 총 세 시즌에 걸쳐 30경기에 나가 171이닝을 던지며 11승12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다. 그러나 문제는 ‘30경기’ 출전에 그쳤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에서부터 부상 전력은 적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큰 매력이 있었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SK(현 SSG)가 킹험(당시 등록명 킹엄)을 택한 이유였다. 하지만 딱 두 경기만 뛰고 팔꿈치 문제로 재활만 길어지더니, 결국은 더 기다릴 수 없었던 SK가 퇴출 카드를 꺼냈다.

당시 설명은 양쪽이 조금 엇갈린다. 킹험은 시즌 초부터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는 등 몇몇 이상 조짐이 있었다. 검진 결과 팔꿈치에 뼛조각이 발견됐다. 다만 SK는 복수의 의료 기관에서 “수술을 받지 않고 던질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반면 킹험은 통증이 계속 있다며 재활 단계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SK는 시간과 돈만 날렸고, 킹험은 귀국 후 곧바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보통 이렇게 퇴출이 된 선수는 다시 KBO리그 구단과 계약을 못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킹험의 매력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팀이 또 있었으니 바로 한화였다. 수술 이후라 몸값도 떨어져 있던 상황이었고, 팔꿈치 재활도 잘 됐다고 판단했다. 그런 킹험은 지난해 25경기에서 10승8패 평균자책점 3.19의 호성적을 거뒀다. SK가 기대를 걸었던 그 경기력 그대로였다. ‘에이스급 스터프’라는 평가도 많았다.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를 영입하며 도박을 걸었다"는 비판도 싹 잊혔다.

하지만 역시 불안한 조짐은 있었다. 킹험은 지난해 광배근 쪽의 부상으로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한 달 이상 1군에서 이탈한 기억이 있었다. 그 이후로 시즌 끝까지 좋은 투구를 하며 재계약 대상자에 올랐지만, 한화도 깐깐하게 따져봐야 할 대목은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 성적을 낸 선수를 외면하기는 어려웠고 선수도 요구 연봉을 깎는 선에서 합의했다.

그 이후로는 잘 알려진 바다. 킹험은 다시 부상과 싸웠고, 끝내 캐치볼 과정에서 통증이 재발함에 따라 한화도 더 기다리지 않고 2일 웨이버 공시를 선택했다. 킹엄과 킹험으로 등록명은 달랐지만, 결말은 거의 비슷했던 셈이다. 하위권에 처진 당시 팀 사정까지 똑같았다. 태업설에는 동의하지 않는 관계자들이 많지만, 어쨌든 결말은 그랬다.

야구계에서는 부상이 잦은 선수, 이른바 ‘인저리 프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뽑는다. 잘 던지다가도, 언제 부상이 올지 알 수 없는 위험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 지난해 리그 MVP였던 아리엘 미란다도 어깨 통증으로 교체 검토 대상에 올라있다 ⓒ곽혜미 기자
▲ 지난해 리그 MVP였던 아리엘 미란다도 어깨 통증으로 교체 검토 대상에 올라있다 ⓒ곽혜미 기자

그래서 부상이 잦거나, 혹은 구단 내부에서만 공유하는 자료로 그런 조짐이 있는 선수는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재계약이 까다로운 경우가 있다. 지난해 28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이라는 화려한 성적으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아리엘 미란다(33‧두산) 또한 킹험의 뒤를 밟을 수도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뽑힌다.

미란다는 지난해 걸출한 성적을 거뒀지만 역시 부상이 있어 173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조짐은 계속 보였던 선수다. 하지만 MVP를 내쫓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190만 달러에 재계약했는데 올해 부상으로 단 2경기 출전에 머물고 있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어깨 쪽 통증이라는 게 걸린다. 190만 달러라는 거액을 전액 보장해줬으니 프런트로서는 바꾸기도 쉽지 않다. 현장만 애가 탈 뿐이다.

이 때문에 미란다가 올해 남은 일정에서 어떤 투구를 하든 두산으로서는 재계약이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는 기량도 중요하지만, 언제든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건강도 아주 중요하다. 외국인 스카우트가 그래서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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