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약물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
▲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약물 도핑 파문을 일으킨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터진 '발리예바 도핑 파문'은 피겨 스케이팅 계의 판도를 바꿨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7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58회 ISU 총회에서 피겨 스케이팅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출전 선수 연령을 올리는 데 대해 100개 회원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16표에 그쳤고 기권은 2표가 나왔다.

이번 결과에 따라 ISU는 단계적으로 현재 시니어 만 15세 출전 가능 연령을 단계적으로 조정한다.

ISU는 다가오는 2022~2023 시즌까지는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2023~2024 시즌에는 만 16세까지 출전하고 2024~2025 시즌부터는 만 17세로 올릴 예정이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의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 조정은 최근 몇년부터 몇몇 국가에 의해 거론됐다. 그러나 불씨가 지펴진 사건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뒤흔든 '발리예바 도핑 사건'이 터지면서부터다. 

2006년에 태어난 발리예바는 이번 올림픽 단체전을 마친 뒤 금지 약물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당연하게 올림픽 출전을 막아야 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애매한 위치와 규정 때문에 여자 싱글 경기 무대에 섰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약물 복용에 관한 자기 주도권이 없고 도핑 관리에 실수를 범하기 쉽다는 이유로 만 16세 이하의 선수에겐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다. 논란 속에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WADA의 규정을 언급하며 발리예바의 출전을 허용했다.

▲ 카밀라 발리예바(오른쪽)와 그의 지도자인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 카밀라 발리예바(오른쪽)와 그의 지도자인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

이 사건으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의 시니어 대회 출전 자격 연령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ISU는 이번 총회에서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ISU는 이번 결정에 대해 "스케이트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정서적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ISU의 결정에 그동안 어린 선수들을 앞세워 피겨 스케이팅 무대를 평정해 온 러시아는 크게 비난했다. 

발리예바의 지도자인 에테리 투트베리제(48, 러시아) 코치의 팀 안무 코치인 다닐 글레이헨가우스는 러시아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피겨 스케이팅은 후퇴의 길을 선택했다. 러시아의 힘을 멈추기 위해서다"라며 "이제 피겨는 미래에는 스포츠라기보다 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 러시아 피겨 아이스댄스 국가대표이자 2014년 소치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드미트리 솔로비예프(32)는 "러시아 여자 싱글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 그리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기회를 줄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경쟁의 형평성을 어느 정도 맞추기 위해서인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는 투트베리제가 17세나 18세 선수들이 이상적인 컨디션을 갖추게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의 경우 지난 4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신지아(14, 영동중)는 2008년 3월 19일생이다. 그는 4년 뒤 열리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 

한편 IS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에 동조한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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