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의조 ⓒ곽혜미 기자
▲ 황의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공간이 나오자 바로 뛰어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머리로 이집트 골문을 열어젖혔다. 

황의조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경기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투톱으로 나섰다. 브라질전에서 동점골을 넣었던 황의조에게 최적의 위치였다. 

브라질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티아구 시우바(첼시)를 등지고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던 황의조는 칠레전을 거르고 파라과이전에서 다시 선발로 나서 후반 28분까지 소화했다. 골이 없었지만, 브라질전 골은 작품에 가까웠다. 

파라과이전에서는 수비진의 실수가 겹치면서 0-2로 밀렸고 전방으로의 볼 배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었다. 황의조가 중앙선 근처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가는 수고가 있었다. 

이집트전은 어땠을까. 손흥민과 투톱으로 나선 황의조는 이틀 전 입국한 이집트의 느린 수비를 상대로 공간을 만들며 슈팅 기회 창조에 주력했다. 

전반 초반 전방에서 볼 경합에 주력하던 황의조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분 손흥민이 중앙선 오른쪽 부근에서 왼쪽을 향해 롱패스를 했고 김진수(전북 현대)가 잡았다. 볼은 한번 터치 후 곧바로 골지역으로 날아갔고 수비를 옆에 둔 황의조가 머리로 골을 터뜨렸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동물적인 감각을 보여준 황의조의 움직임이었다. 김진수의 측면 크로스 궤적을 본 뒤 지체없이 공간 이동, 골을 넣었다. 손흥민-김진수-황의조 삼자 간 연습한 장면처럼 보였다. 

21분에는 연계 역할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이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볼을 골지역 중앙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꿨다. 뒤에 있던 김영권에게 닿았고 역시 머리를 밀어 골로 완성했다. 황의조에게 당한 이집트 수비가 움직임에 현혹됐고 뒤에 있던 김영권에게 무리 없이 볼이 연결됐다. 

황의조의 부담은 더 커졌다. 손흥민이 중앙선 근처로 내려와 볼을 운반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전방에서 수비진과 경합하는 지역이 넓어졌다. 훨씬 더 많은 체력 소모가 불가피했다. 

후반 시작 후에는 재치 있는 움직임으로 핸드볼 파울을 유도했다. 스로인에서도 앞뒤로 크게 움직이니 수비진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집트의 볼이 전방으로 나가려고 하면 뛰어가 압박하며 파울로 차단하는 능력도 보여줬다.

33분 조규성(김천 상무)과 교체 되며 벤치로 물러나는 황의조에게 5만9천172명의 기립 박수는 기본이었다. 지롱댕 보르도의 2부리그 강등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황의조는 일단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며 관심을 보이는 낭트, 올림피크 마르세유의 마음을 더 타게 하는 소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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