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드류 레드메인이 호주 선수들과 월드컵 진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XINHUA
▲ 앤드류 레드메인이 호주 선수들과 월드컵 진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XINHUA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호주를 월드컵으로 이끈 앤드류 레드메인(33, 시드니FC)의 뒷이야기가 전해졌다.

호주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남미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0-0으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페루를 5-4로 꺾었다.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웃은 호주는 5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 지으며 프랑스, 덴마크, 튀니지와 함께 D조에서 경쟁하게 됐다. 반면 페루는 월드컵의 꿈이 좌절됐다.

월드컵 티켓이 걸린 최후의 승부. 흐름은 팽팽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누구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결국 승자를 가리기 위한 최후의 수단, 승부차기로 향했다. 호주는 승부차기 돌입 전 하나의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주전 수문장 매튜 라이언(30, 레알 소시에다드)을 대신해 레드메인을 투입했다. 승부차기를 대비한 교체였다.

이날 전까지 A매치 경험이 2경기에 불과했던 레드메인은 심리전에서 우위를 점해갔다. 춤을 추듯 온몸을 흔들며 집중하려는 키커를 방해했다.

레드메인의 몸동작이 영향을 미쳤을까. 호주의 실축으로 앞서 있던 페루 3번째 키커 루이스 아빈쿨라가 골대를 때렸다.

호주 6번째 키커가 성공하며 5-4로 앞선 상황. 레드메인이 페루 6번째 키커 알렉스 바레라와 마주 섰다.

마찬가지로 춤을 추듯 움직인 레드메인은 바레라의 킥을 막아내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호주 선수들은 레드메인을 향해 달려가며 월드컵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레드메인이 상대 키커만 흔들어 놓은 건 아니었다. 페루 수문장 페드로 가예세(32, 올랜도 시티)에게도 혼란을 줬다.

가예세는 승부차기를 앞두고 호주 선수들의 킥 방향이 적힌 종이를 물병에 붙였다. 그는 물을 마시며 방향을 확인했다. 그러나 레드메인은 가예세가 자리를 비운 사이 해당 물병을 관중석 방향으로 던져버렸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레드메인은 가예세의 물병을 관중석으로 던졌다”라며 해당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레드메인은 영웅이 됐고 가예세는 호주 선수의 킥을 막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