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벤투호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위력을 실감하면서도 우려를 느낀 4연전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친선 경기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브라질(1-5 패), 칠레(2-0 승), 파라과이(2-2 무), 이집트(4-1 승)로 이어진 6월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감했다.

A매치 데이를 앞두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역시나 손흥민이었다. 이미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타이틀까지 따내자 위상은 더 높아졌다.

세계 최강 브라질의 치지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이 손흥민을 활용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를 막기 위해 다니 알베스(FC 바르셀로나)를 배치했고 마르퀴뇨스(파리 생제르맹),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도 동원했다”라고 설명할 정도였다.

이후 만난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 역시 다르지 않았다. 손흥민을 경계 대상 1순위로 삼고 집중적으로 막았다.

손흥민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월드 클래스의 기량을 선보였다. 여유 있는 탈압박과 압도적인 속도, 넓은 시야를 선보이며 만원 관중의 탄성을 끌어냈다. 두 번의 프리킥 골은 보너스였다.

하지만 손흥민이 경기장 전역을 누빌 순 없는 법. 손흥민이 없는 곳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월드컵 예선을 거치며 후방부터 만들어가는 빌드업을 추구했던 벤투호지만 김민재(페네르바체), 이재성(마인츠) 등이 빠지자 힘이 크게 빠졌다.

이전 경기와 달리 이집트전에서는 상대가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지도 않았지만, 전진이 되지 않았다. 패스만 돌 뿐 상대 골문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답답한 흐름에 손흥민이 하프 라인까지 내려왔다. 공을 받은 손흥민은 반대편을 힐끗 보더니 왼발로 긴 대각 패스를 전달했다. 이어 김진수(전북 현대)의 크로스가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손흥민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론 손흥민 없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도 생긴 장면이었다.

이 외에도 손흥민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마다 직접 공간을 만들었다. 상대를 등 진 뒤 순간적인 전환 동작이나 날랜 속도로 수비를 흔들었다.

문제는 한 수 위 전력을 만나야 하는 본선 무대, 한국은 적은 기회를 살려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만큼 PL 득점왕인 손흥민이 상대 문전 가까이에 위치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4연전에서 나온 공격 전개는 손흥민이 마무리에만 집중하기 어려움을 알려줬다. 주축 선수가 빠졌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지만 본선에서 매 경기 최정예 전력으로 나설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손흥민이 집중 견제에 막힌다면 누가 공격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손흥민 의존도를 줄여 덜 빛나야 한다. 벤투호는 손흥민 없이 상대 골문으로 전진할 수 있어야 카타르에서도 전진할 수 있다.

월드컵까지 남은 약 5개월의 시간, 벤투 감독 앞에 만만치 않은 숙제가 놓였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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