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
▲ 롯데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

[스포티비뉴스=대전, 고봉준 기자] 분명 올 시즌 초반과는 분명 정반대 상황이다. 한때 퇴출 위기까지 몰렸지만, 이제는 마운드를 든든하게 책임지는 선발투수가 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맨(30·미국)이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스파크맨은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 4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하고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4월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첫승 이후 약 두 달만의 승리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총액 80만 달러로 계약한 스파크맨은 당초 댄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을 에이스로서 기대를 모았다. 함께 건너온 찰리 반즈의 총액 61만 달러보다 높은 액수를 받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초반 행보는 기대와는 크게 달랐다. 첫 5경기에서 5이닝을 버틴 적은 4월 23일 대구 삼성전뿐일 정도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기 중반만 되면 나오는 제구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굴욕적인 날도 있었다. 어린이날이었던 5월 5일 수원 kt 위즈전. 이날 선발투수로 나와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하고 0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6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날 이후 스파크맨에겐 교체 위기설이 뒤따랐다. 롯데 구단이 대체 선수와 계약을 눈앞으로 둘 정도로 입지가 흔들렸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교체가 무위로 돌아간 시점을 기해 KBO리그 적응을 마친 스파크맨이 지난달 중순부터 안정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경기 성적은 28이닝 23피안타 2피홈런 15볼넷 25탈삼진 11실점(9자책점). 비록 승리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2.89로 올 시즌 초반과는 전혀 다른 성적이다.

스파크맨의 달라진 존재감은 이날 경기에서도 발휘됐다. 스파크맨은 이날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피칭을 가져갔다. 최고시속 153㎞의 직구(51개)와 130㎞대 슬라이더(21개), 140㎞대 커터(8개), 120㎞대 후반의 커브(4개)를 앞세워 차곡차곡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0-0으로 맞선 3회. 선두타자 이진영을 잘 잡아냈지만 하주석의 번트 타구를 3루수 한동희가 놓치면서 무사 1루가 됐다.

이어 변우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스파크맨은 노수광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정현의 땅볼을 2루수 안치홍이 놓치면서 2사 만루까지 몰렸다. 그러나 마이크 터크먼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위기를 넘긴 스파크맨은 2-0으로 앞선 5회 2사 1·루에서 김인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다시 불을 껐다. 또, 6회 1사 1루에선 변우혁을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해 퀄리티스타트화 승리를 함께 챙겼다.

최근 스파크맨의 호투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스파크맨은 이제 KBO리그 적응은 모두 끝냈다. 사실 올 시즌 초반에는 작은 부상과 코로나19 자가격리 이슈가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몸 상태가 올라오면서 좋은 공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개막 후 한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부터 공의 위력이 더해지고 있는 스파크맨. 만약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면,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반전 드라마’ 주인공은 스파크맨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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