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 4연전에서 어떤 결과물을 얻었을까. ⓒ곽혜미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 4연전에서 어떤 결과물을 얻었을까. ⓒ곽혜미 기자
▲ 손흥민 벤투 감독 ⓒ곽혜미 기자
▲ 손흥민 벤투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16일 동안의 6월 A매치 4연전이 끝났다. 2일 브라질에 1-5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6일 칠레에 2-0 승리, 10일 파라과이에 2-2 무승부를 거둔 뒤 14일 이집트에 4-1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승1무1패, 9득점 8실점이라는 기록은 11월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벤투호에는 소득보다 과제가 더 많음을 알렸다. 유럽파와 국내파가 적절하게 섞인 공격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자랑했지만, 수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는 특정 선수가 없으면 흔들릴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브라질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은 세대교체 중이거나 핵심 선수가 빠진 상태에서 방한해 경기를 치렀다. 그런데도 벤투호는 빌드업 과정에서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개인 수비력이 떨어져 실점하거나 순간 집중력 저하로 상대에 기회를 내주는 우를 범했다.

그나마 확인된 소득 중 하나는 벤투 감독이 지난 4년 동안 대표팀에 이식한 빌드업에 기반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계속 시도했다는 점이다. 이전 대표팀은 본선에서 항상 기존의 틀을 바꾸면서 우리만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소위 '죽이 되든 밥이 되던'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빌드업에 기반한 전술, 전략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4연전의 수확물을 두고 "팀 정신력을 꼽겠다"라고 말했다. 본선은 사흘 휴식 후 경기가 반복된다. 이번 4연전도 동일하게 진행됐다. 빡빡한 리듬을 승조원들이 몸에 익힌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는 것이 벤투 감독의 판단이다. 

개선점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는 "좋았던 부분은 발전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겠다"라며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뒤 "수비 불안보다 실수가 있었다. 경기 중 실수는 당연히 나오는 장면이다. 이런 실수를 분석해서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수비 붕괴는 절대로 아니며 개인적인 실수에 의한 문제라는 진단이다.

▲ 파라과이전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냈던 벤투호 ⓒ곽혜미 기자
▲ 파라과이전에서 수비 불안을 드러냈던 벤투호 ⓒ곽혜미 기자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A매치를 치르고 나면 외곽에서 대한축구협회 TSG(기술연구그룹)가 만든 보고서와 함께 비교한 뒤 최종적으로 대표팀이 나갈 방향을 다시 잡고는 했다. 적어도 경기가 끝난 후 한 달 내에는 경기 분석과 함께 의견 공유가 이뤄졌다. 

이번에는 7월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예정되어 있어 벤투 감독의 리뷰가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 벤투 감독의 철학과 황보관 축구협회 대회기술본부장 중심의 TSG 등 기술 파트의 조언 및 견제가 적절히 섞여 향후 선수 선발과 상대 분석에 따른 전술 방향이 함께 정해진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아는 축구계 한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지도 철학이 확고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벤투 감독 사단의 분석 역시 상당히 치밀하다. TSG가 구성한 것 이상으로 대표팀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하는 편이다"라며 확실한 오답노트 작성 후 개선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한 의견보다 리뷰에서 벤투 감독이 내놓는 현실적인 평가가 무엇인지 더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5개월 사이에 혁신적인 방안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상당히 냉철한 분석이 예상된다. 

꾸준한 평가전, 월드컵 예선을 치러오면서 선발진이 어느 정도 틀이 잡힌 것도 사실이다. 벤투호에 승선했었던 선수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부상으로 빠졌다가 합류해도 훈련 프로그램이나 전술 자체가 익숙해 적응이 어렵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는 약속된 플레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해내느냐는 문제와 연결된다.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빠진 수비진의 정비,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의 부재에 따른 수비 앞선의 1차 저지선 구축, 다재다능한 공격 2선의 이재성(마인츠05)의 필요성 등 많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과도 맞닿아 있다. 그만큼 다면적 분석에 따른 맞춤 보고서가 나오고 벤투 감독의 리뷰도 제대로 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벤투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훈련을 가져왔다. 주로 회복 훈련 성격이 짙은 팬들 앞의 오픈 트레이닝을 제외하면 취재진을 향한 훈련 공개는 상당히 적었다. 혜택 아닌 혜택을 얻은 만큼 남은기간 팀을 확실하게 정비해 복기를 통한 향상을 보여줘야 하는 벤투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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