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리그 최다패 투수인 호안 아돈
▲ 올 시즌 리그 최다패 투수인 호안 아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투수, 그리고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지표가 다양화된 시대지만 그래도 승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수치다. 여전히 많은 선발투수들, 그리고 팬들이 승패에 신경을 쓴다.

승리가 올라가면 기분이 좋고, 패전이 올라가면 아무리 잘 던져도 찜찜한 게 선발투수의 세계다. 그런 측면에서 호안 아돈(24‧워싱턴)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찜찜한 기분을 많이 느낀 투수다. 

도미니카 출신의 아돈은 2017년 루키 레벨부터 시작, 마이너리그 레벨을 두루 거치며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올해는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팀이 기대하는 차세대 선발투수 중 하나다. 그러나 첫 풀타임 시즌은 그에게 혹독하다. 패전이 쌓여가는 페이스가 너무 빠르다.

아돈은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4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워싱턴 타선을 이를 만회할 만한 재주가 없었고, 결국 아돈은 패전투수가 됐다. 올해 13번 등판했는데 벌써 11패(1승)째다.

아돈은 시즌 13경기에서 60⅔이닝을 던지며 1승11패 평균자책점 6.97에 머물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못 던진 경기가 많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두 번에 불과하다. 50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볼넷을 36개나 내줬다. 답답한 경기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까지 워싱턴 팀 전체가 67경기를 치렀는데 아돈은 벌써 11패를 당했다.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20패도 가능한 페이스다. 팀 67경기에서 11패를 기록한 투수는 2007년 세인트루이스 소속이었던 킵 웰스 이후 15년 만에 처음 나오는 일이다. 웰스는 2005년 18패로 리그에서 가장 패전이 많은 투수였고, 2007년에는 17패로 시즌을 마쳤다.

선발진이 강한 팀들과 비교하면 이 수치는 더 도드라진다. 올해 리그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이라는 뉴욕 양키스 선발투수들의 패전을 다 합쳐봐야 6패(63경기)다. LA 다저스 선발투수들은 총 62경기에서 11패를 기록했다. 

21세기가 밝은 뒤 단일 시즌 20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딱 한 명이다. 2003년 디트로이트 소속이었던 마이크 마로트가 33경기에서 9승21패 평균자책점 5.73을 기록한 적이 있다. 혹독한 수업료를 내긴 했지만 그래도 9승이 있었고, 마로트는 2004년 11승, 2005년 14승을 거두며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19년 만의 불명예 위기에 몰린 아돈의 미래에는 어떤 기록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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