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고 김범석 ⓒ곽혜미 기자
▲ 경남고 김범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전문위원] “노히트노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범석이가 투런, 스리런 홈런 두 방을 치면서 콜드게임으로 끝났네요.”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웃음을 터뜨렸다. 선발투수가 노히트노런 행진을 하고 있는데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가 홈런 두 방을 날리는 바람에 대기록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경남고는 19일 기장 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린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부산·제주권) 개성고전에서 8-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지난달 황금사자기 우승팀답게 주말리그 후반기(부산·제주권)에서도 3연승 무패 가도를 달리며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날 3학년 우완 선발투수 박윤성은 7회초까지 안타 1개도 내주지 않고 몸에 맞는 공 2개와 볼넷 1개만 허용한 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경남고는 5-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박윤성은 직구 구속은 140㎞에 미치지 못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볼끝, 제구로 승부하는 스타일. 경기운영 능력도 뛰어나다. 지난달 열린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2승을 올리면서 평균자책점 1.38로 역투했다.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에이스 신영우, 2학년 나윤호 등과 함께 팀 마운드를 이끌며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예리했다. 문제는 투구수. 7회초까지 103개를 기록 중이었다. 고교야구에서는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105개면 무조건 강판해야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퍼펙트게임이나 노히트노런이 진행 중일 때는 기록이 깨질 때까지 던질 수 있다.

이에 따라 7회초가 끝난 뒤 경남고 전광열 감독과 정수찬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모여서 “노히트노런 깨질 때까지 가보자. 후반에도 구속이 안 줄고 있어 걱정을 안 해도 되겠다”고 얘기를 나눴다. 투구 밸런스도 좋아 9회까지 던져도 괜찮겠다는 판단이었다.

▲ 경남고 투수 박윤성 ⓒ곽혜미 기자
▲ 경남고 투수 박윤성 ⓒ곽혜미 기자

그런데 이런 고민 아닌 고민을 덜어준(?) 선수가 나타났다. 경남고 4번타자이자 포수, 주장으로 1인 3역을 하고 있는 3학년 김범석이 주인공이다. 7회말 1사 1·3루에서 좌월 끝내기 3점홈런을 날려버린 것. 고교야구는 5~6회 10점 이상, 7~8회 7점 이상이면 콜드게임이 완성된다. 김범석의 3점포로 스코어가 8-0이 되면서 경남고가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김범석은 이날 1회에도 홈런을 기록했다. 2사 2루에서 선제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사 2루서 고의볼넷, 5회에는 유격수 땅볼을 기록했다. 3타수 2안타 2홈런 5타점. 선제 결승 투런포에 끝내기 3점포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김범석이 한 경기에서 홈런 2방을 친 것은 연습경기에서는 있었지만, 고교 무대 공식경기에서는 이날이 처음이다.

김범석은 공·수를 갖춘 고교 톱 클래스 포수로 오는 9월 열릴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때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꼽히고 있다.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는 "모처럼 공격력을 갖춘 대형 포수가 나타났다"고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덩치는 크지만, 영리하고 민첩하며 블로킹, 경기운영 등 수비력도 뛰어나다. 타격은 이날까지 올 시즌 1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0, 3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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